'161km 타구에 상대 투수 얼굴 강타' 주저 앉은 배지환, 눈물 글썽였다→역전 내주는 송구 실책까지 '악몽의 하루'... PIT 5-7 역전패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다. 안타를 때려내긴 했지만 그의 타구는 상대 투수의 얼굴을 직격했다.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경기 막판에는 뼈아픈 송구 실책을 저질러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배지환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삼진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2를 유지했다.
전날 경기서 배지환은 심판 판정에 당하면서 아쉽게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끊겼다.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은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잘 못하기로 유명한 심판이다. 지난 2일 류현진 등판날에도 많은 오심 콜을 쏟아낸 바 있다.
이번에는 하필이면 그 오심이 배지환 타석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은 달랐다. 멀티 출루 경기를 펼쳤다.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올 시즌 사이영상 유력한 후보인 게릿 콜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배지환은 바깥쪽으로 빠지는 6구째 94.8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침착하게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나갔다.
콜은 계속 흔들렸다. 브라이언 레이놀즈 역시 볼넷으로 출루했고, 케브라이언 헤이즈가 안타를 뽑아내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잭 스윈스키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배지환이 홈을 밟았다. 피츠버그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피츠버그의 리드를 오래가지 않았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벤 로트벳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1-1로 맞선 2회말 1사 1루에서 등장한 배지환은 콜의 6구째 97.7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때렸지만 3루 땅볼로 물려났다.
하지만 후속 레이놀즈가 적시타를 쳐 피츠버그가 2-1 역전에 성공했다.
배지환은 4회말 무사 1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끈질긴 승부였다.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을 연달아 파울을 치며 걷어낸 배지환은 8구째 82.5마일 너클 커브에 꼼짝하지 못했다. 약간 몸쪽으로 붙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 그리고 2루로 뛰던 리오버 페게로마저 아웃되면서 더블 아웃이 됐다.
다음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5회초 2사에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친 빠른 타구가 1-2간을 가르는 듯 했지만 배지환이 따라가 포구한 뒤 정확하게 1루로 뿌렸다.
피츠버그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먼저 불펜을 가동했다. 선발 요한 오비에도가 내려가고 토마스 해치가 올라왔다. 오비에도는 5이닝 4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해치가 버티지 못했다. 6회초 2사까지 잘 잡았으나 DJ 르메히우, 애런 저지에게 연속 적시타를 헌납하며 2-3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양키스도 불펜을 가동했다. 콜이 내려가고 앤서니 미시에위츠가 마운드에 올랐다.
피츠버그 역시 불펜 공략에 성공했다. 미겔 안두하가 볼넷, 조슈아 팔라시오스의 안타로 2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배지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78.9마일 커브를 받아쳤는데 미시에위츠의 얼굴로 향했다. 100.6마일(약 161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그의 왼쪽 얼굴을 강타했다. 동점 적시타가 됐지만 배지환은 웃지 못했다. 1루를 밟은 뒤 그대로 주저 앉았다. 미시에위츠는 귀쪽에 피를 흘렸다. 광대뼈 쪽을 맞은 듯 했다. 배지환은 그가 치료를 받는 것을 지켜보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다행히 미시에위츠은 의식이 있었고, 응급 처치를 받고 카트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천만다행이었다. 미시에위츠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기립 박수로 그의 회복을 바랐다.
레이놀즈의 몸에 맞는 볼로 2루까지 진루한 배지환은 헤이즈의 적시타 때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팀이 5-3으로 리드한 8회말 1사에서 바뀐 투수 닉 라미레즈의 6구째 싱커를 받아쳤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피츠버그는 9회초 위기를 맞았다. 콜린 홀더만이 볼넷과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헌납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1루 파울 플라이로 잡았지만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실점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앤서니 볼피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병살타가 되지 않았다. 유격수 송구를 받은 2루수 배지환이 1루로 뿌렸지만 송구가 좋지 못했다. 송구 실책. 1루수가 잡지 못하는 틈을 타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와 역전을 내줬다. 이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5-7까지 벌어졌다.
피츠버그는 9회말 공격이 무위에 그치면서 결국 역전패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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