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가격이 문제야!"…에코프로 주가 왜 떨어지나했더니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배터리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의 가격이 추락한다.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이차전지주(株)는 벌써부터 리튬 가격을 따라 하락 중이다.
1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4일 탄산리튬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3위안(1.71%) 감소한 1㎏당 172.5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당 580위안을 상회한 이후 하락세다. 남아메리카의 자원민족주의, 중국의 리튬 생산량 저하 등으로 공급난 우려가 불거졌지만 오히려 이젠 공급 과잉 상태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리튬이 사용되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공급 과잉을 촉발한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탄산리튬은 현재 전기차에 들어가는 저가형 배터리 양극재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주요 요소로 쓰인다.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면 그만큼 탄산리튬의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과 6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각각 55.5%, 35% 성장한 데 비해 7월 25.5% 오르며 성장세가 약화됐다"며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층 눈높이가 높아졌고 의사결정도 깐깐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정책도 공급 과잉 우려를 불러왔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신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2020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한 차례 연장했지만 이젠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 시장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으나 이젠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광산 업체의 리튬 생산량이 올해 95만톤(t)이지만 연평균 19.6%씩 증가해 2030년 333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리튬 수요량은 2023년 79만t에서 연평균 18.1%씩 올라 2030년 253만t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신규 리튬 광산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인한 공급 물량 증가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며 "2028년 탄산리튬 가격은 1㎏당 130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튬 가격 하락은 수요 공급광산 채굴 및 정제련 업체들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글로벌 채굴 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내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는 재고 증가, 판가 하락으로 '어닝 쇼크'급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엘앤에프의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리튬 가격 하락에 반응하고 있다. '황제주'로 등극했던 에코프로는 현재 89만원대로 떨어졌고 다른 이차전지 종목들도 하락세를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경쟁업체들보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성장이 높은 건 맞지만 그보다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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