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 정치다? 북한 대형 공사의 비밀
◀ 김필국 앵커 ▶
대북 제재 등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북한에선 요즘 대형 건설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죠. 북한 매체에서는 각종 건설 성과를 과시하는 선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궁금해. 오늘은 북한이 이렇게 건설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조충희 씨는 북한에 계실 때 속도전 돌격대로 철도며 건물이며 많이 지어보셨다는 이야기 여러 차례 하셨잖아요. 건물 좀 지어본 사람으로서 요즘 북한 건설 보시면은 어떻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시나요?
◀ 조충희 ▶
제가 속도전 청년 돌격대에 있을 때는 80년도, 90년도거든요. 인민대학습당 건설하고 주택으로서는 광복거리하고 통일거리 건설 참가해 봤는데 최근에 만들어지는 빌딩 고층 빌딩이나 건물들은 확실히 좀 디자인부터 다르고요. 내부 구조라든가 외부의 저형 같은 거 이런 것들이 확실히 좀 곡선미가 있다고 해야 되나? 그다음에 형태도 다양하게 하고 뭐 그렇게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에는 건설 관련 소식이 유난히 자주 등장합니다. 올해도 각지의 다양한 건설 소식을 거의 매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평양 서북쪽 서포지구 세거리 건설 공사장입니다. 지난 2월 착공식에 김정은 위원장은 딸 김주애를 데리고 참석했었는데요. 골조 공사가 마무리되고 미장 성과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합니다.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 소식도 자주 나오는데요. 진행 상황과 성과를 선전합니다.
"날의 날마다 새로운 건설속도가 창조되고 있는 수도의 대고조 전구들마다에서 화선식 경제선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속에..."
◀ 김필국 앵커 ▶
평양뿐 아니라 각 도,시,군에서 농촌 살림집 건설도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는데요. 시군별로 경쟁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우리식 농촌발전의 새 시대에 인민의 행복의 터전으로 솟아난 평산군 청학농장, 옹진군 대기농장, 청단군 신생농장 마을에 새집들이 경사가 났습니다."
◀ 김필국 앵커 ▶
1년 내내 건설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기도 하고요. 이른바 건설 정치다 이런 표현이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건설 사업 어떤 게 있을까요?
◀ 정창현 ▶
일단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양 5만 세대 건설이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첫 해년도 1단계로 동평양 지역에 송신 송화지구에 1만 세대 건설 완공을 했고 현재 북한이 평양 지대에만 대체로 한 10만 세대 정도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그중에 한 수요의 한 반 정도를 2년 안에 완공을 하겠다라고 하는 게 현재 북한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지도 이제 10년이 지났으니까 그 기간에 꽤 많은 건설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원래 옥류관 쪽에 있던 수산물 식당을 강 건너서 문수거리 쪽에 정말 이쁘게 잘 지어놨어요.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서 건설 쪽에서는 그래도 이제 비교적 큼직큼직하게 눈에 띄는 이런 성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상황은 굉장히 어렵단 말입니다. 대북 제재는 계속되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대형 건설사업을 밀어붙이는 이유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까요?
◀ 조충희 ▶
북한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건설이에요. 그러니까 50년대 전쟁 끝나고 전후 복구 건설부터 시작해서 상당한 정도의 건설 역량들이 준비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쓰고 사는 문제, 집 문제를 해결하는 게 사실은 주민들의 삶의 질, 이런 것들을 개선하는 데서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힘들고 어렵고 그런 환경 속에서도 건설은 밀어붙여야 되는 그런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창현 ▶
20년 전에 평양 건재공장이라든지 타일공장 이런 데를 가보면 이미 그때부터 북한은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원자재 수급이라든지 공장 현대화 작업들을 하고 그에 기반해가지고 지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가지고 본격적으로 건설 부분에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농촌 주택이나 이런 것들이 과거에 가면 1천 세대를 지어도 1천 세대의 디자인이 똑같았습니다. 북쪽 사람들이 막말로 얘기해서 술 한 번 거치고 들어가면 잘못하면 다른 집에 들어간다고 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그런데 지금은 우선적으로는 성과를 가장 눈에 띄게 보여줄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이 북한 정치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건설 사업에는 다른 나라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는데요. 바로 청년들이 대규모로 동원된다는 점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앞서 잠깐 살펴봤던 서포지구 세거리 건설 공사장인데요. 밤에도 계속 공사를 하는 이들 바로 청년 돌격대원들입니다.
"정말이지 하루가 다르게 변모되어 가는 이 건설장을 무심히 대할 수가 없어서 저는 하루 일이 끝나면 여기 건설장으로 달려 나오곤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정은 위원장은 이곳 건설을 청년들에게 맡긴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북한 전역에서 자원했다는 청년들 모습은 북한 TV에서 자주 다루는 소식입니다.
"평안북도와 황해북도, 자강도, 강원도에 수많은 청년들이 수도에 건설전역으로 용략 탄원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건설은 전문적인 영역이잖아요. 이런 식으로 청년들을 동원해서 과연 제대로 지을 수 있을까 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 정창현 ▶
지금 북한의 전 세대들은 청년 세대가 과거에 비해서 고생을 모르고 살아났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청년들을 청년돌격대에 넣어서 힘든 공사들을 함으로써 거기서 경험과 전 세대의 어떤 경험들을 물려주려고 하는 그런 정치적 측면도 굉장히 내포되어 있다라고 볼 수 있겠고 두 번째로는 제재로 인해서 지금 북쪽의 중공업이나 대규모 기업 공장들이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청년들을 이런 청년돌격대에 넣음으로써 일정하게 실업률을 낮추는 그런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일면으로는 이 젊은 세대가 다른 생각 못하도록 사상 단속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어때요?
◀ 조충희 ▶
배고프고 힘들면 딴 생각 못하기는 하죠. 근데 어차피 청년들이니까 기회만 생기면 그래도 딴 생각하기는 합니다. 근데 하나의 국가라는 게 유지하기 위해서 건설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청년들이 교육도 받고 훈련도 받고 경험도 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가서 노동만 하다가 청춘 다 바치면 어디에 쓰겠습니까? 사실 그게 좀 마음이 좀 아프기는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많은 부분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데요. 요즘 건설에 사용되는 마감제도 자체 생산, 국산화를 강조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공장에 쌓여 있는 타일들. 아파트 내부에 사용하는 타일을 생산하는 건재공장인데요. 북한 TV는 그동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던 마감재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게 됐다고 선전합니다.
"우리 공장에서는 전국적으로 살림집건설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고 있는데 맞게 / 타일과 위생자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마감건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한 대외선전 매체는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는 마감 건재들이 규격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질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개선됐다고 강조합니다. 건설 자재 국산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는 대북 제재하고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을까요?
◀ 조충희 ▶
사실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가 건설을 못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기본적으로 주민지대에서 주민들 철거시키고 북한이 이제 또 항상 노동당은 언제까지 10월 10일까지 무조건 완공하라 하면 이거 자재 수입에만 매달리면 절대 완공 못 하거든요. 그것도 지금까지 제 날짜에 완공한 적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마감 자재를 자기네가 자체로 만들고 그것도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에서 만들 수 있으면 정말 좋은 것이죠.
◀ 정창현 ▶
2021년도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대외 의존도를 낮춰야 된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이 부분을 좀 낮춰야 된다라고 하는 것이 북한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력갱생 노선이라고 하는 것이 북한도 모든 걸 다 자력갱생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기본은 우선 자체의 국산화 제품으로 하면서 지금 현재 안 되는 것들은 수입 무역을 통해서 확보하는 이런 이중적인 전략을 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은 워낙 제재가 강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육지책으로 자력갱생 노선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 차미연 앵커 ▶
먹는 문제 못지않게 주거 환경은 기본 중에 기본이잖아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이런 건설 사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조충희 ▶
사실 건설이라는 게 좀 종합적인 사업이거든요. 그래서 건설을 제대로 하려면 건재공업도 발전해야 되고 그다음에 철강공업도 발전해야 되고 산림도 있어서 목재도 있어야 되고 이 연관 산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좋은 집에서 사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그 좋은 집에서 배까지 부르면 더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창현 ▶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겠죠. 북한이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약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10년 정도 지금 건설된 청년거리 아파트 같은 경우를 최근 촬영한 외벽 같은 걸 보면 이미 상당히 훼손된 모습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북한 내부에 만들어져야만 이게 직접적인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은 북한이 최근 집중하고 있다는 건설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대규모 건설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되는 북한 현실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경공업 부문의 발전도 강조하고 있다는데요. 다음 시간에 북한 공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2532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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