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 "배성우 논란,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강내리 2023. 9. 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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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47 보스톤'으로 8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된 강제규 감독이 준비 과정에서 심한 마음고생을 했음을 털어놨다.

2020년 1월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후반 작업을 거쳐 2021년 개봉을 예정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을 여러 차례 미뤘고, 주연배우 중 한 명인 배성우 씨가 2020년 11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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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47 보스톤'으로 8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된 강제규 감독이 준비 과정에서 심한 마음고생을 했음을 털어놨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개봉 시기가 여러 차례 밀린 데다 출연자 배성우 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강제규 감독은 영화 '1947 보스톤'의 27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작품은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크랭크업한지 무려 3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2020년 1월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후반 작업을 거쳐 2021년 개봉을 예정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을 여러 차례 미뤘고, 주연배우 중 한 명인 배성우 씨가 2020년 11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강제규 감독은 여러 논란으로 인해 겪은 마음고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고, 후반작업을 5~6개월 정도 못했다.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해법이 없더라. 그러니 답답하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특히 "실존인물들의 실화를 그린 영화인데, 특정 개인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인물의 서사를 축소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인가 하는 딜레마가 왔다"고 토로하며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재편집을 해 분량이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배성우 씨는 '1947 보스톤'에서 남승룡 코치 역을 맡았다. 남 코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로, 손기정과 서윤복을 서포트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나 실제로 비중이 크지는 않다.

강 감독은 "(배성우 씨의 분량을) 덜어냄으로 인해 영화적 재미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스스로 위안을 삼은건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더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스토리를 이끄는 중심축은 서윤복 선수 역할의 배우 임시완 씨다.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첫 공개된 이후 임시완 씨의 연기 투혼에 극찬 세례가 쏟아졌다. 실제 마라토너와 같은 체격조건을 만들고, 섬세하게 감정 표현을 해내 호평받았다.

강 감독 역시 임시완 씨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생' 때 보고 '물건이 하나 나왔네' 생각이 들었고, '불한당' 때 이 친구가 가진 표현의 영역이 다양하다고 느꼈다. 눈여겨볼 만한 좋은 배우라 생각했고, 기회가 닿으면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시완 씨가 행복을 많이 줬다. 임시완 씨가 현장에 나오면 스태프들이 모두 찍고 싶어 하고, 담고 싶어 한다. 찍는 사람들이 빨려 들게 하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고 잘 캐치해야지 하는 욕심이 들게 만드는 매력 있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연기에 임하는 열정과 자세도 좋았다고. 강 감독은 "시나리오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 시나리오를 수정해서 보내줄 때마다 답도 금방 왔다. 그렇게 협의하고 현장에서 연기 디테일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잘 없었는데, 귀신처럼 잘한다"고 극찬했다.

한편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다. 배우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김상호 씨 등이 출연했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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