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우주공간에 데이터센터를…우주컴퓨팅 가능성 타진한다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2023. 9.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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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우주 태양광 발전 상상도. NASA 제공

해를 거듭하면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가 올해 7월 중순까지의 온도가 역대 최고라는 관측 결과를 발표하자 UN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거의 매년 여름 돌발적인 집중 폭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겪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의 가장 심각한 주범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꼽힌다. 이산화탄소는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성분이지만 그 양이 많아지면 온실효과를 낳는 부작용이 있다. 지구는 수십억 년 역사를 통해 생태계 균형을 맞춰왔는데 인간의 문명 활동이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결국 ESG 정책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그리고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약자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평가요소로 활용된다. 그중 가장 목전에 닥친 숙제가 바로 환경과 관련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다.

탄소 배출을 지구적 규모로 감시하기에는 우주 공간이 딱 맞다. 높이 떠서 지구 곳곳을 훑어보기 가장 좋은 장소가 우주 궤도이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도 계속 개발 중이다. 풍력, 조력, 원자력, 태양광 등은 이미 쓰고 있고, 그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풍력이나 조력은 자연의 흐름을 방해하고 원자력은 폐기물과 방사선의 위험이 있으며 지표면 태양광은 그 하부 생태계를 망가뜨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수십 년 전부터 차라리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고 그 에너지를 지구로 무선 전송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지구의 날씨나 밤낮에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태양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가 지난 6월 현실화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연구팀은 우주에서 얻은 태양광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에 보냈고 그 전기 신호를 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핵분열 원자로와 같은 방사능 없는 수소 핵융합 발전도 연구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화석 연료를 아예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은 실용화 단계에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수소를 어떻게 얻느냐가 문제인데 현재로서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물 분해가 가장 청정한 수소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공과대 연구팀은 고도 약 525km의 저궤도 상공에 우주 태양광 발전 시제품을 쏘아 올렸다. 5개월이 흐른 6월, 그곳에서 보내온 전기 신호를 고든 & 베티 무어 공학연구소 옥상에 설치한 수신기가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노란색 시트는 전력 전송 안테나 시트의 시제품이다.Ali Hajimiri/Caltech, Lance Hayashida/Caltech 제공

지구에서 만든 데이터 우주에 저장한다!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기술이 보편화되면 지구 온난화 걱정은 완전히 사라질까. 단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인간이 뿜어낸 탄소를 어느 정도 회수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데 탄소 포집 기술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뜨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학문적 연구가 필요한데 이는 우주의 ‘엔트로피 법칙’과 관련이 있다.

현재 무지막지한 속도로 정보 저장량이 늘어나고 있고 인공지능을 필두로 20세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대용량 계산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활동에는 ‘전기’가 필요하다. 

데이터 저장 및 보관, 일부 결과물을 활용해 초대용량 계산을 처리하려면 전력이 아주 많이 쓰인다. 정보처리에는 반드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으며 아무리 청정한 에너지원을 쓴다 한들 인류의 정보처리 활동은 반드시 주변보다 더 높은 온도의 형태로 에너지를 배출한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엔트로피 법칙이며 아직 이산화탄소만큼은 아니지만 분명히 지구 온난화에 일조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그 해법은 일단 디지털 관련 저장소와 계산 기능을 우주로 들고 가는 것이다. 우주에서는 인간의 관점에서 거의 무한한 태양광 에너지를 마음껏 쓸 수 있고 디지털 활동에서 나오는 열은 다시 우주로 배출하면 된다. 우주라는 환경은 거대한 에너지원인 태양과 함께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방열 공간을 제공한다. 우주 궤도에 있는 저장소와 계산소로부터 필요할 때만 정보나 계산 결과를 꺼내 쓰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대기업은 ESG 규제 대비를 포함해 여러 목적으로 이미 우주에서의 컴퓨팅 사업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으며 이 경쟁 대열에는 미국의 스타트업인 ‘네뷸라 컴퓨트’가 참여하고 있다.

유럽우주기구(ESA)가 상상해 만든 달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모습. ESA 제공
클라우드를 매개로 우주와 지구를 연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웹 서비스, 구글이 위성통신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또 네뷸라 컴퓨트는 2027년에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구의 절반은 항상 태양 반대쪽, 밤의 우주를 향해 있고 이때 지구는 많은 양의 열을 복사 에너지 형태로 우주로 방출한다. 그런데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 역할을 하면서 지구가 밤의 우주로 뿜는 열보다 조금 더 많은 열을 지구 대기 안에 축적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온난화 현상과 그로 인한 기후변화가 나타난다. 

현재 문제가 되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화석 연료를 연소해 나온 것이고 화석 연료는 지구의 생명 퇴적물들이 오랜 시간에 걸친 지각 활동으로 인해 탄소 연료로 변형된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를 빼고 보더라도 지질학적 시간(방대한 규모의 시간)에 걸쳐 축적된 에너지를 문명 활동을 위해 너무 빨리 세상에 꺼내 놓는 것도 지구 온난화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태양 에너지가 비록 청정하다 한들 그걸 너무 많이 그리고 빨리 지구로 보내면, 결과적으로 축적되고 이것 역시 장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일조할 수밖에 없다는 물리적 예측을 할 수 있다. 아직은 기초 연구나 기본 토론 차원에 머무르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지구를 식히기 위한 아이디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구 대기나 해양에 고반사 분진을 뿌리거나 막을 덮자는 것인데 만약 환경적으로 더 큰 재앙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막히고 있다. 대신 지구-태양 라그랑주 지점에 초대형 막을 펼쳐 태양 에너지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는 필요할 때 막을 치워버릴 수도 있어 유용한 방안으로 뜨고 있다. 물론 비용 문제로 언제 실현될진 모르지만 말이다.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

※필자소개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공기역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KAI에서 12년 동안 항공기 개발과 국제 마케팅 업무를 했고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모바일 기기용 통신 회사 ‘VMTS’를 운영했다. 2010년부터는 7년 동안 롤스로이스 한국 지사에서 항공 및 함정의 가스터빈 사업을 개발했다. 2021년부터 글로벌 우주 항공 액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관련기사
수학동아 9월, [Space Math] 우주에서 친환경 에너지 생산하고 지구에서 쓴다!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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