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1985년 9월 남영동, 김근태의 강요받은 자백
“나는 반국가단체를 결성하고 폭력혁명을 계획했다”
오는 17일 오후 9시 40분 KBS1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426회로 ‘1985 남영동, 김근태의 강요받은 자백’편이 방송된다.
1985년 9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김근태는 자백을 강요받았다. 반국가단체를 결성해 국가 전복을 기도하고 폭력혁명을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에 방문한 사실과 간첩 혐의까지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당시 사형에 이를 수도 있는 중범죄였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자백. 김근태는 왜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자백했을까?
남영동 대공분실은 80년대 대표적인 대공 수사기관이었다.
‘천재 건축가’ 김수근이 건축한 고문 공장이자 간첩 공장! 김근태는 이곳에서 22일 동안 10회에 걸친 고문을 받았다. 한번 시작하면 5시간씩 지속된 고문. 그들이 원한 것은 ‘무조건 항복’이었다. 김근태는 이때의 고문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근태를 고문한 이는 바로, 고문 기술자 이근안. 장의사 집 둘째 아들이라 불리던 그는 공포, 그 자체였다. 90kg에 육박할 것 같은 체구와 조직폭력배 같은 외모. 이근안은 “너를 깨부술 것이다”라는 섬뜩한 말과 함께 스스럼없이 고문을 자행했다.
12.12 군사 반란과 5.17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무소불위의 권력의 그에게 대적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도 통제할 수 없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대학생들이다.
레이건 대통령과 요한 바오로 2세의 잇따른 방한, 그리고 88 서울올림픽까지.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쏠리고 있던 상황, 그러나 전두환 정권을 경악하게 한 사건이 발생한다. 대학생들이 서울 미 문화원을 점거한 것이다.
전두환은 다급하게 ‘학원 안정법’을 내놓아 대학생들의 시위를 잠재우려 했지만, 이는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잠정 보류된다. 각하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30~40대 역전의 용사들이 모여 만든 조직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민청련)’이 공개적으로 현판을 내걸고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5.18 민주화운동을 책임을 묻는다. 전두환은 물러가라!”며 시위의 선두에 섰던 이는, 민청련 의장 김근태였다. 결국 김근태는 남영동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게 됐다. 당시 자세한 이야기는 17일 밤 9시 40분 ‘역사저널 그날’에서 다뤄진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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