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 “안효섭 40대 분장? 중후한 매력 느꼈다”[M+인터뷰①]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9. 16.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여빈 인터뷰 사진=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 1인 2역 아닌 1인 3역 소화했다
스타일링부터 감정 연기까지, 민주와 준희를 준비한 과정 공개
안효섭 40대 변신 비주얼 ‘충격의 반응’, 이에 대한 생각은?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이 다채로운 매력의 성장을 증명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에 출연한 배우 전여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이다.

전여빈은 지난 2015년 영화 ‘간신’(감독 민규동)으로 데뷔했다. 이후 ‘죄 많은 소녀’의 주연을 맡으며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영화 ‘해치지 않아’ ‘낙원의 밤’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 개성있고 독보적인 매력의 ‘대세’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은 또 한 번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거나 시원시원하고 통쾌한 매력을 발산해왔다. 이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는 상반된 성향의 캐릭터로 1인 2역을 소화, 다채로운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더욱 섬세한 감정 연기로 몰입도를 높이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 전여빈과의 일문일답
‘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 사진=넷플릭스
Q. ‘너의 시간 속으로’가 공개됐다. 소감은?

A. ‘너의 시간 속으로’를 작년 봄에 시작해서 진짜 딱 작년 12월에 마쳤다. 올해 가을에 이걸 오픈을 하게 됐다. 처음에 가을에 오픈을 한다고 했을 때는 생각보다 늦게 공개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2023년 가을이 됐고 오픈이 되니까 ‘시간이 언제 지나갔지?’ 했다. 언제나 하는 생각이지만 시간은 유수같이 흐른다. 빠르다 싶다. ‘지금을 잘 살아야지, 나의 시간 속으로’라고 생각했다.

Q. 공개가 된 뒤 시청자들의 반응이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쏟아졌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기도 했나.

A.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홍보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아직 반응을 보고 있지 않다. ‘너의 시간 속으로’ 정주행을 마친지 얼마 안됐다. 한 두 번 정도는 리플레이해서 정주행 해보고 조금 더 객관적인 마음으로 작품을 들여다보고 반응을 받아들이고 싶더라. 그때면 더 건강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칭찬이든 조언이든 뭐든.

Q. 1인 2역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1인 3역에 가깝다. 민주와 준희 그리고 준희를 연기하는 민주까지. 이와 관련해 김진원 감독님은 ‘전여빈이 거의 1인 3역처럼 했다. 각자 다르게 인물을 소화했다’라고 칭찬했는데, 1인 3역에 가까운 이 캐릭터들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A. 텍스트, 대본에 정말 충실한 배우 중 한 명이다. 대본에서 느껴지는 인물에게 집중하려고 그랬다. 대본 자체가 그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게끔 구획이 잘 나눠져 있었다. 준희가 30대나 20대나 민주 몸에 들어갔을 때나 그냥 민주로서 있을 때나, 민주가 준희로서 행동을 할 때나 그런 상황이 너무 명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그걸 잘 따라간다 생각하면 됐다. 우리 작품이 시간 순서가 왔다갔다 하고, ‘나’라는 배우, ‘나’라는 사람이 한 몸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것이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모니터해주시는 감독님에게 매 테이크를 찍어나가면서도 의견을 여쭙고 했다. 자주 그 의견을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감독님이랑 의견이 나와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이 잘 일치하는 편이었다. 좀 더 믿음으로 자유롭게 하루하루 쌓여나간 현장이었던 것 같다. 아마 효섭 씨가 1인 6역 정도를 소화했다. 효섭 씨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12부 정주행을 하고 나서 느낀 점은 효섭 씨도 훈이 씨도 그렇고, 함께 해주셨던 선배님들, 혁권 선배님, 장혜진 선배님 등등 내 동료였던 예화 배우도, 민진웅 선배도 그렇고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고 다들 애를 쓰셨구나 했다. 그런 애를 쓴 순간들이 모여서 결과물로 나왔다는 감사함이 많이 들더라.

전여빈 1인 2역 사진=넷플릭스

Q. 민주였을 때는 ‘죄 많은 소녀’가 떠오르기도 했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는다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죄많은 소녀’의 느낌을 떠올릴 수 있어서 이미지적으로 부담은 없었나.

A. 두 사람은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어둠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닮아있는 지점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인식했던 존재로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딱히 어떤 애를 써서 편차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죄 많은 소녀’가 교복을 마지막으로 입는 걸 줄 알았는데,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또 입게 됐다. 교복 피팅을 할 때는 낯설음이 있었다. 그 낯설음에 다가갈 때는 나 스스로가 눈을 반 쯤 감고 ‘나는 고등학생이다’ 되뇌였다. 다행인 것은 훈이씨나 효섭씨의 모습이 사뭇 우리 또래인 것 같아서 그들과 함께 있으면 ‘우리 또래로 이 세계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가짐으로 했던 것 같다.

Q. 원작인 ‘상견니’도 봤다고 했는데, 워낙 인기 있는 작품이었던 만큼 제안 받았을 때 부담이 있거나 하지 않았을까. 혹은 작품을 알기 때문에 더욱 자신있게 연기할 수 있던 부분도 있을까.

A. 몇 해 전에 ‘상견니’라는 작품이 릴리즈 됐을 때 재밌게 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 사람 중에 한 명으로서 이 작품이 한국에서 리메이크화된다고 했을 때 ‘이 작품은 누가 또 하게 될까’라는 막연한 궁금증만 있었다. 내가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지는 않았다. 배우에게 작품이 와주는 것은 인연 같은 거니까. ‘내가 해야 돼’라는 상태는 아니었다. 운이 좋게 나에게 작품이 와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당시에만 해도 부담감은 없었다. 막연한 좋아함. 좋아하는 마음. 즐거워 하는 마음. 기꺼이 해내고 싶은 마음으로만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오히려 진지하게 ‘상견니’ 리메이크작인 ‘너의 시간 속으로’를 우리 만의 색깔로 채워나가고 해석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고, 정말 본격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면서부터는 부담감이 들었던 것 같다. ‘상견니라는 작품을 너무나 아끼고 첫사랑 대하듯이 너무나 보물처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 추억을 혹시나 함부로 건들이는 것은 아닐까. 혹은 그 추억을 어떻게 하면 또 다른 추억으로 안겨드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그 고민 때문에 이 과제를 혹은 이 작품을, 이 역할을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거는 마땅히 받아들이고 싶은 과제로, 부담감으로, 좋은 책임감으로 받아들이려고 했었다.

Q. 준희와 민주, 준희를 연기한 민주를 연기하면서 공감이 됐던 지점이 있을지, 또 캐릭터들을 키워드로 정의해보기도 했나.

A. 준희와 민주 자체가 너무나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었다 .인물을 키워드로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어떤 단어로 설명해버리면 납작해져버리는 것 같아서 경계를 하는 편이다. 대신에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좀 꾸려나가고 싶어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신 바이 신으로 상상하고 채워나가려고 했다. 그 둘에게 차별점보다는 느껴지는 마음은 민주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 준희는 사랑이 소중한 사람이었다.

Q. 시헌이 ‘예쁜 애가 줬어’라는 말을 듣고 쪽지를 받는 장면에서 민주(준희)를 떠올린다. ‘우리 반 예쁜 애’라는 설정이 오그라들지는 않았나.

A. 그때는 내가 그 자리에 없었다. 내 귀에 들리는 게 아니니까. 내 옆에서 하는 게 아니라. 사람 취향이라는 게 다양하니까. 민주를 묘사할 때 그런 게 있다. 사람이 그렇지 않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그 시처럼, 나는 존재라는 것이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는 그 마음을 느껴서 예쁜 애라고 표현한 걸 거다. 생각이 깊은 친구일 거다. (웃음)

Q. 준희와 민주를 표현할 때 앞머리로 미세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두 인물을 표현할 때 외적인 게 큰 것 같기도 했다. 스타일링적으로도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어떤 차이점을 두려고 했나.

A. 가발의 활용 유무. 외적인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거는 그 사람이 입는 옷, 그 사람이 하고 있는 헤어스타일이 차별을 잘 줄 수 있는 거니까 신경을 썼다. 헤어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분들의 의견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톤을 보면서, 드라마 의상 분장 팀이 있었고 감독님이 계셔서 끊임없이 의견을 공유했던 것 같다. 그걸 잘 받아들이려고 했다.

Q. 한편으로 상배 배우였던 안효섭의 가발 비주얼이 충격적으로 화제였다. 이런 반응과 관련해 배우들끼리 나눈 이야기가 있나.

A. 오픈이 되고 난 다음에 반응에 대해서는 따로 공유를 하지 않는다. 일단은 효섭이 자체가 실제로 만나게 되면 정말 훤칠하고 멋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40대 시헌의 모습을 봤을 때도 ‘효섭이 저 코트 어울린다. 저런 긴 머리도 어울린다. 효섭이한테 저런 중후한 느낌도 있구나’라고 바라보고 생각했었다. 왜 그런 룩을 택했는지 감독님과의 효섭이가 이야기를 나눴을 때 상황을 들었으니까, 시간을 거치면서 그 친구가 견뎠을 고독, 외로움, 그런 시간들을 통과했을 마음들이 외적으로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댄디하고 멀끔한 모습은 아니었다고 하는 거를 들었으니까 그 분장의 선택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되는 상황이었다. 이제 효섭 씨가 그 시헌이로서 시간만 아니라 되게 많은 시간을 살았어야 했다. 1인 6역 정도를 했으니까. 그때 다른 시간을 채웠을 때 효섭 씨의 멋있는 모습이 많았으니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있어서 시청자분들께서 좀 더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