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퍼스코리아 ‘역대급 실적’ 예고…"1인당 10억씩 벌어와요"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오영섭 대표 “日에 17년째 콘텐츠 배급
김종학프로덕션 품고 드라마 제작 강화
자체 웹툰 첫 도전…3년간 20편 만들 것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상반기 매출, 작년 실적 이미 초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긍정 검토”
전 직원 51명…올 매출 580억 전망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1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드라마 배급뿐만 아니라 드라마·웹툰·웹소설·오디오 북 등 자체 IP(지식재산권)를 늘려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오영섭 코퍼스코리아 대표(54)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상반기 실적이 이미 작년 한 해 성과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일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배급사로 활약 중이며 ‘대박 실적’을 예고한 코퍼스코리아를 지난 15일 방문했다.
김종학프로덕션 인수…드라마 ‘셀러브리티’·‘지우학’ 흥행
오 대표는 “일본 종합무역상사 닛쇼이와이(현 소지쯔)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2006년 일본 법인을 설립해 한국 드라마 배급 사업을 시작했다”며 “예능·웹드라마 등 장르를 다변화하고 있고 2017년부터 영상·드라마 제작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OTT 배급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 김종학프로덕션을 130억원(지분 100%)에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김종학프로덕션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을 만든 故 김종학 PD가 만든 제작사다. 최근 ‘셀러브리티’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넷플릭스에서 연타석 흥행 중이다. 오 대표는 “전문 배급사에서 콘텐츠까지 제작해 수익의 극대화를 노리겠다”며 “여진구·박시후가 소속된 제이풀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월 인수해 사업 영토 확장을 통해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매출액 321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292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재벌집 막내아들’ ‘청춘월담’ 등 킬러 콘텐츠 공급이 효자가 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매출액 580억원(전년 대비 98.2% 증가), 영업이익 164억원(79.4% 증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직원 생산성도 높은 편이다. 코퍼스코리아 19명, 코퍼스재팬 11명, 김종학프로덕션 14명, 제이풀엔터테인먼트 7명 총 51명인데 증권사 실적 전망이 맞다면 1인당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올해 예상 매출 580억…‘옥씨부인전’ 등 내년 실적도 기대
해외 사업 비중은 2019년 100%에서 지난해 93%, 상반기 78.4%까지 줄었다. 일본 매출 쏠림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을 제작했고, 김종학프로덕션을 인수한 게 적중했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17.80%에서 지난해 31.18%로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 대표는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제작과 IP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먼저 제작 사업은 사극 드라마 ‘옥씨부인전’이 준비 중인데 내년 하반기 방송 시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2026년까지 20편의 웹툰을 자체 제작해 원소스 멀티유즈(OSMU·IP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 생산)를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웹툰 제작은 처음인데, 로맨스·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영상화한다는 계획이다. 1차 타깃은 일본이고, 향후 동남아·북미 시장도 정조준한다. 김종학프로덕션의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4분기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되고, 제작이 완료된 ‘나쁜 기억 지우개’는 편성 채널 조율 중에 있다.
오영섭 대표 “日 OTT 시장 K드라마 인기…시청자층도 두터워”
오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일본 OTT 시장이 커지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예전에는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주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는데, K팝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젊은 층까지 시청자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U-NEXT, 라쿠텐 TV, 레미노(Lemino) 등 18개 OTT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다. 예상 밖 인기에 놀란 작품이 있을까. 오 대표는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와 ‘역도요정 김복주’가 깜짝 흥행해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코퍼스코리아는 어떻게 돈을 벌까. 한국 드라마 판권을 사서 일본 OTT 플랫폼에 제공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각기 다른 플랫폼에 ‘맞춤 제공’을 하는 게 특징이다.
총 주식 수는 3793만2613주다. 최대주주는 오영섭 대표 외 5인이 지분 58.68%(2225만7289주)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2.7%(103만7863주)고, 이중 약 44만주는 교환사채 대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되어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21%로, 유통 물량은 37% 정도다.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21억원이고, 부동산 자산은 없다. 현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DMC이안상암2단지 8층은 임차 중이다.
연말 배당 소폭 확대 가능성…연초 대비 주가는 14% 하락
최근 3년간 연말 배당을 진행했다. 금액은 그리 크지 않다. 2020년 주당 10원, 2021년 15원, 지난해 10원이었다. 오 대표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일 수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배당금 확대를 긍정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인상 폭은 사업 확장 영향으로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 OTT 시장이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일본 콘텐츠의 30%가 외국 작품인데 그 중 80%가 한국 작품인 것은 코퍼스코리아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학프로덕션 인수로 올해 영업이익률이 다소 줄겠지만 IP 확보와 매출 다변화는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환사채 물량 부담에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퍼스코리아의 주가는 2355원. 연초 대비 14.2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2.35% 오른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역대 최대 실적 예고에도 2차전지, 반도체, AI(인공지능) 등 인기 업종이 아닌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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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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