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증명한 류승룡·한효주·조인성…'무빙'서 보여준 진가 [N초점]

장아름 기자 2023. 9.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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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화제의 드라마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각본 강풀 / 연출 박인제 박윤서)이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이라 자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의 출연 때문이었다.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한 배우들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무빙'은 공개 전부터 존재감도 상당했던 작품이었다. 500억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든 디즈니+의 사활이 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이들 배우가 과연 이름값을 증명할 지도 관심사였다.

'무빙'은 시리즈 초반 미국서 온 프랭크(류승범 분)의 등장과 함께 전 안기부 요원 정상진(백현진 분), 전영석(최덕문 분), 홍성화(김국희 분)의 잇따른 미스터리한 죽음에 이어 김봉석(이정하 분), 장희수(고윤정 분), 이강훈(김도훈 분) 등 10대들의 풋풋한 하이틴 드라마를 보여줬다. 장주원(류승룡 분)과 이미현(한효주 분) 그리고 김두식(조인성 분)은 극 초반 이들의 부모로 등장해 숨겨진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세 어른들의 본격적인 등장은 이미현의 아들 김봉석이 꿈에서 늘 그리던 아빠의 얼굴을 마주하면서부터 시작됐다. 7회서 조인성이 김봉석의 아빠이자 이미현의 남편인 김두식이라는 가족관계가 드러나면서, '무빙'은 8회부터 어른들의 이야기를 극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이미현과 김두식의 로맨스와 김두식과 선후배 관계인 장주원의 과거가 펼쳐졌고, 이들은 안기부의 민용준(문성근 분) 차장으로부터 '블랙팀'으로 철저히 이용당했다. 이에 장주원과 이미현은 각각 장희수와 이강훈을 데리고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게 됐고, 가족을 지키려 자신을 희생했던 김두식은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초능력이 모두 자녀에게 유전된 사실을 알고 있는 민용준에게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민용준은 초능력자들을 어릴 때부터 관리해 블력 요원으로 육성하고자 하며, 이를 자신에 야욕과 목적 달성에 이용하려 하는 인물. 장주원은 재생 능력을, 이미현은 초인적 오감을, 김두식은 비행 능력을 지닌 슈퍼 히어로 같은 존재들임에도 자신들이 숨죽여 살며 희생하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키는 방법을 택한다. 그럼에도 민용준은 정원고로 장희수와 김봉석을 불러들였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이 반격에 나서게 됐다.

'무빙'은 초능력자들을 내세운 판타지물이자 슈퍼히어로물이기도 하지만 각 인물들의 서사나 관계성이 매우 촘촘한 드라마이기에 액션과 멜로, 학원물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간다. 장주원과 이미현, 김두식의 남다른 초능력이 궁극적으로는 자녀들을 지키기 위한 부성애와 모성애로도 발현되면서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채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무빙'에서 새삼 돋보이는 것은 각 캐릭터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라는 점이다.

디즈니+

장주원은 조폭이었던 과거로 액션 누아르의 색깔을 드러내고 다방 종업원 황지희(곽선영 분)와의 순애보적인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 멜로까지 그려냈다. 무한 재생 능력으로 '괴물'로 불리지만 자신의 육체적 아픔을 감내하며 초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인간적인 공감도 불러일으킨다. 안기부 해체 이후에는 사무직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으로서 퇴사를 수도 없이 고민하지만, 결국 가족을 위해 감내하는 가장의 모습으로도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믿을 수 없는 아내의 죽음을 접하고 빈소에서 상복으로 갈아입으며 펑펑 눈물을 쏟는 남편의 모습은 류승룡이 연기해서 더욱 슬픈 장면으로 남았다.

한효주와 조인성은 누군가의 부모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름의 도전이었다. 이미현은 민용준의 지시로 김두식에 대한 감시를 시작했으나, 결국에는 설레면서 애틋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로맨스는 멜로에 능한 배우들의 진가와 내공을 새삼 깨닫게 했다 두 배우의 키스신이나 초능력을 활용한 액션, 자연스러운 부모 연기가 화제가 됐던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이 이들의 서사에 공감하고 몰입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이들 배우가 한계 없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데 능한 배우들이라는 점을 새삼 각인시키는 성취를 이뤘다.

대표작이 많은 배우일수록 스펙트럼 확장이나 연기 변신은 더욱 어려워지고, 그 배우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더욱 냉철해진다. 극적인 캐릭터 변신이 아님에도 세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극 중 인물 내면에 대한 남다른 고민과 해석, 디테일한 표현을 구현하는 그간의 내공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0일 마지막 3회 공개를 앞두고 있는 '무빙'은 도전이 결코 수월하지 않았을 세 배우의 굳건한 역량을 입증하고, 앞으로의 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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