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가세한 펫산업… 오너들의 댕댕이 사랑

연희진 기자 2023. 9. 1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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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펫팸족(펫+패밀리) 잡아라] ②'수입산 장악' 사료 시장에서도 고군분투

[편집자주]반려인구 1300만명 시대다. 사료·간식 등 펫푸드를 비롯해 펫헬스케어, 펫보험 등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지난해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직간접 투자나 계열화 형태로 펫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전담 조직 신설과 제도 정비를 통해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성장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K-펫푸드의 수출 산업화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펫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반려동물 가구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게재순서
①"댕냥이 편안하게 모십니다"… 상조까지 나선 펫시장, 4년 후엔?
②대기업도 가세한 펫산업… 오너들의 댕댕이 사랑
③'귀하신 댕댕이' 소주 1만원? 오마카세 8만원, 유치원 월 100만원

어느 때부턴가 '애완동물'이란 말이 사라지고 '반려동물'이 대체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애완동물은 좋아해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을, 반려동물은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을 말한다.

의미는 비슷해 보이지만 애완의 '완'(玩)이 희롱할 완으로 장난감을 뜻하는 완구도 같은 뜻의 한자를 사용한다. 반려는 짝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뤄 널리 쓰이고 있다. 동물보호법에서도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그만큼 함께 사는 동물에 대한 의미가 특별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52만가구다. 인구수로 따지면 1262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4분의 1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기르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은 펫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펫산업은 지난해 8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펫 전용매장과 펫푸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용진 반려견 이름 딴 '몰리스' 순항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반려견 이름을 딴 반려동물 전문 매장 몰리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몰리스 스타필드 고양점 ./사진=이마트
유통대기업 이마트는 2010년 12월 트레이더스 구성점을 시작으로 반려동물 전문매장 '몰리스' 매장을 늘려왔다. 2010년 오픈 이후 전문점 24개점과 전국 이마트에 '미니 몰리스' 형태로 펫 전문 코너 100여개점으로 확대됐다.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몰리스의 콘셉트는 이전에 없던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매장으로 반려동물 용품의 다양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전 반려동물 물품이 패드나 장난감 위주였다면 현재는 유모차(개모차)를 비롯해 다양한 소재와 패션의류를 개발하고 있다. 먹을거리 역시 단순간식에서 원물간식, 냉동간식, 삼계탕 등 즉석식품 보양식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마트의 펫사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펫팸족(펫+패밀리) 정 부회장의 반려동물 이름이 '몰리'이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려동물 사진을 자주 공유하며 강아지를 '후계자'라고 칭할 만큼 강아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신세계 계열사가 '펫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볼펜 회사'로 잘 알려진 모나미도 오너의 영향으로 펫사업을 전개한다. 모나미는 문구 기업이지만 반려동물 쇼핑몰 '모나미펫'도 운영한다. 송하경 모나미 회장은 대표적인 애견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견종을 키우며 반려동물과 일상을 나누고 있다. 한국애견연맹 등기이사로 20년 이상 활동했다.



수입 브랜드 속 성과 내는 국산 펫푸드



하림펫푸드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하림펫푸드 더리얼 제품. /사진=하림펫푸드
식품업계는 펫사업 진출에 더욱 적극적이다.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수입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식품업계가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식품 제조 기술력을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선전 중이다.

하림의 자회사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33% 증가했다.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휴먼그레이드' 원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원료의 입고에서부터 식품으로 인증확인이 된 원료만 입고하고 합성보존료 검사를 시행해 합성보존료 0%의 철칙을 지키고 있다.

하림펫푸드의 '더리얼'은 프리미엄 원료를 사용하며 입소문을 탔고 출시 첫해 유로모니터 기준 국내 사료시장에서 10위권을 차지한 데 이어 2년 만인 2021년 6위까지 뛰어올랐다. 국내 반려동물 브랜드 상위 10개 중 국내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은 더리얼이 유일하다.

동원F&B는 습식캔을 중심으로 반려묘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뉴트리플랜 반려묘용 습식캔. /사진=동원F&B
동원F&B는 반려묘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2014년 자체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해 반려묘용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설비 투자 및 반려견 제품군 확장,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펫푸드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뉴트리플랜은 1991년부터 펫푸드를 생산해 30년 넘게 반려묘 시장이 크게 발달한 일본에 수출해온 동원F&B의 제품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동원F&B가 만든 반려묘용 습식캔은 일본을 비롯해 현재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약 6억캔 이상 판매됐다.

특히 동원F&B의 반려묘용 습식캔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연간 4000만개 이상 판매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는 1년간 1초에 한 개 이상씩 팔린 셈이다. 동원F&B의 펫푸드 매출액은 지난해 약 4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해외 기업이 국내 펫푸드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거둔 성과로는 이례적이다.

오랜 기간 수입 브랜드가 장악한 펫푸드 시장에서 국내 식품업체들이 기술력과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하림펫푸드의 더리얼은 미국사료협회(AAFCO)의 펫푸드 분과 위원장을 역임하고 약 500개 글로벌 펫푸드를 설계한 미국 유명 영양학박사와 브랜드 개발에 참여했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사용하는 모든 원료를 식재료만 사용하고 합성보존료를 무첨가한 키블(알갱이) 펫푸드다.

1982년부터 국내 대표 참치캔인 '동원참치'를 생산하며 참치캔 분야 기술력을 쌓아온 동원F&B는 원양에서 잡은 참치를 해체 후 5분 이내에 가장 신선한 상태로 캔에 담는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참치 흰살만을 엄선해 습식캔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펫푸드 시장 선두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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