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은 노숙, 한 쪽은 관광객 맞이…참사 현장의 두 얼굴
[앵커]
모로코 지진 소식입니다.
진앙지에서 멀지 않은 마라케시에는 곳곳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힘겹게 노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상점은 다시 영업을 시작했고, 관광객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김귀수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마라케시의 구시가지 메디나.
이재민들은 텐트도 없이 담요 몇 장에 의지해 밤을 보냈습니다.
광장의 상가 쪽으론 노숙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지진으로 집을 잃었거나, 붕괴 위험에 거리 생활을 택했습니다.
[압둘 알리 :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해요. (학교 안 가는데 괜찮아요?) 문제 있죠. 저는 공부해야 돼요."]
골목 안 무너진 집들, 벽 사이에 버티고 있는 나무가 추가 붕괴를 겨우 막고 있습니다.
어미를 잃은 듯한 새끼 고양이는 도움을 청하는 듯 취재진에게 다가왔습니다.
모두들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 화장실 문제로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사이로 관광객들이 하나 둘 눈에 띕니다.
이곳은 모로코 최대의 관광지입니다.
지진 8일째를 맞은 마라케시에는 외국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지붕이 무너진 사원, 바로 옆 카페에선 관광객들이 아침을 즐기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인 자마 엘프나 광장에선 이미 단체 관광까지 재개했습니다.
관광객을 태울 마차들은 광장 한켠에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의 관광,
[외국인 관광객 : "(위험을 느끼시지는 않으세요?) 인터뷰 안 합니다."]
비윤리적으로 보이지만 주민들은 환영합니다.
외국인들이 돈을 써줘야 먹고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압둘 자릴/상인 : "지진이 일어나고 가게문을 연지 3일 됐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나요?) 지진 이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골든 타임'이 훌쩍 지난 가운데 모로코 당국은 생존자 지원 등 구조보다는 구호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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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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