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만에 다시 ‘추격자’ 된 토론토,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가장 져서는 안 될 팀에게 졌다. 그것도 4번이나. 토론토가 포스트시즌 도전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9월 15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서 완패를 당했다. 투타 모두에서 밀리며 2-9 참패를 당했다.
그냥 1패가 아니었다. 토론토는 텍사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치른 4연전에서 싹쓸이 스윕패를 당했다. 4연패를 당한 토론토는 텍사스 4연전을 시작하기 전과는 다른 입지가 됐다.
텍사스를 만나기 전 토론토는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만나 3연전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4위였던 텍사스를 자신있게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결과가 처참했다. 시리즈 1차전에서 팀 내 최다승 투수 크리스 배싯이 5.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시리즈 첫 경기를 4-10으로 내준 토론토는 2차전에서 류현진이 6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맥스 슈어저를 공략하지 못하며 패했다. 3차전에서는 기쿠치 유세이가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며 패했고 마지막 4차전에서는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까지 4.2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결국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선발진은 올시즌 토론토의 자랑이었다. 최악의 부진을 선보인 알렉 마노아가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에게 자리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토론토는 로테이션 멤버에 변화가 없었다. 가우스먼과 배싯, 기쿠치, 호세 베리오스까지 4인방은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44번의 선발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4연전에 나서지 않은 베리오스를 제외한 3명이 모두 텍사스에 무너졌다.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1.5경기차로 텍사스를 앞서던 토론토는 이제 텍사스에 2.5경기가 뒤쳐진 상황이 됐다. 텍사스는 토론토를 끌어내리고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3위를 유지한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차도 1.5경기가 됐다. 동부지구 1위를 다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 중 한 팀에게 사실상 '배당'된 1위 티켓을 제외한 두 장의 와일드카드 티켓을 두고 토론토와 텍사스, 시애틀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 가장 앞서있었던 토론토는 가장 뒤쳐진 입장이 됐다.
잔여 일정도 쉽지 않다. 15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토론토는 세 팀 중 가장 적은 15경기를 남겨뒀다. 뒤쳐진 입장에서 경기 수까지 적은 것은 당연히 불리한 요소다. 그리고 남은 경기도 모두 동부지구 내에서 치른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3경기, 탬파베이, 뉴욕 양키스와 각각 6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볼티모어와 지구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탬파베이는 물론 포스트시즌과는 멀어졌지만 지구 최하위로는 시즌을 마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양키스와 보스턴 두 '명문 구단'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반면 시애틀은 리그 최약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3연전이 남아있고 텍사스 역시 승률이 4할6푼대까지 떨어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LA 에인절스와 시리즈가 남아있다. 두 팀 모두 토론토보다 잔여 경기가 1경기씩 많다. 두 팀 모두 토론토보다 잔여 일정이 유리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시애틀과 텍사스의 잔여 일정에 두 팀간 맞대결이 무려 7경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만약 두 팀간 7경기의 맞대결이 한 쪽으로 결과가 치우친다면 토론토 입장에서는 3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호재가 된다. 대신 두 팀이 사이좋게 승패를 나눠가진다면 토론토는 불리해진다.
사실 일정을 원망하기는 어렵다. 토론토가 2위의 자리에서 텍사스를 만난 것부터가 일정의 도움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텍사스를 만나기 전 12경기, 즉 4번의 3연전을 최하위권 팀들과 가졌다. 워싱턴 내셔널스(NL 동부 4위), 콜로라도 로키스(NL 서부 최하위), 오클랜드(AL 서부 최하위), 캔자스시티(AL 중부 최하위)를 차례로 만났고 4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12경기 중 9경기를 이겼다. 워싱턴을 만나기 전 3위와 2.5경기차 4위였던 와일드카드 순위는 순식간에 상승했다.
토론토는 적지 않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5-2016년 2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던 토론토는 이후 2020년, 2022년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지만 두 번 모두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류현진을 비롯해 조지 스프링어, 베리오스, 가우스먼 등 많은 스타들을 영입했지만 아직 원하는 곳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제 단 15경기만이 남아있다. 어쩌면 올해는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기회일 수도 있다. 과연 텍사스에 패하며 불리한 상황에 놓인 토론토가 막판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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