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 ‘유류세 인하 종료 타이밍 놓쳤다’ 아쉬워하는 기재부

세종=이신혜 기자 입력 2023. 9. 16. 06:00 수정 2023. 9. 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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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을 발표하며 국제유가가 치솟자,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한숨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가 부족해서 골치 아픈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조금이라도 낮아졌을 때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재부가 세수 유입 효과를 위해 유류세 인하 연장을 10월 말 부로 종료할지, 아니면 서민 물가 경감 차원에서 또 한 번 인하 조치를 연장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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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시아 등 원유 감산 발표하며 국제유가 상승세
8월 말 유류세 인하 연장하며 세수 유입에는 ‘악영향’
세제실 내에서는 ‘종료 시기 놓쳤다’ 아쉬움도
그래픽=정서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을 발표하며 국제유가가 치솟자,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한숨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고 세수 유입을 안정화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정부는 지난 8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긴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7%의 인하율이 적용된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했습니다.

정부는 요즘 세수 결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4000억원 줄었습니다. 전년과 비교해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기존 예상했던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가량이 부족합니다.

최근 만난 한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가 부족해서 골치 아픈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조금이라도 낮아졌을 때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8월 말이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의 적기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럽 ICE 선물거래소와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8월 중순~8월 말쯤 소폭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9월 들어 급격히 가격이 뛰고 있습니다. 두 유가 모두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브렌트유는 지난 7월 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8월 중순까지 배럴당 86달러대에 머무르다가 8월 말에는 80달러 초·중반대를 오갔습니다. 그러나 9월에 들어서자마자 배럴당 88달러를 돌파했고, 이달 13일 기준 종가는 배럴당 91.8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두바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8월 말까지 배럴당 80달러 중반대를 오가다가, 이달 5일부터 배럴당 90달러대를 돌파해 13일 기준 종가는 배럴당 92.1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9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입니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유가가 내릴 때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면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이죠. 유가 상승분에 세금 인상분까지 기름값에 반영되면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확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도 유류세와 관련해서는 신중히 접근하는 편입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이달 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당분간 국제 유가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선 시기가 다가오는 미국을 상대로 ‘자체 핵 개발’을 요구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아 당분간 원유 감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11월부터는 유류세를 올릴 수 있을까요.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앞으로의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는 추석 지나고 유가 상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 유가 변동성도 심하고, 유류를 많이 사용하는 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하기에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재부가 세수 유입 효과를 위해 유류세 인하 연장을 10월 말 부로 종료할지, 아니면 서민 물가 경감 차원에서 또 한 번 인하 조치를 연장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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