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먹고 차량 4대 친 뺑소니 택시기사…항소심서 감형, 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
심신미약 주장 인정 안됐으나 원심 무겁다 판단해 감형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이 들어간 수면제를 먹고 운전하면서 차량 4대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나 재판에 넘겨진 70대 택시기사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70)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31일 오전 8시30분부터 2시간여동안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를 먹은 상태로 경남 창원에서 부산까지 차량을 운행하면서 신호 대기 중인 차량 1대를 들이받는 등 총 4대의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낸 사고로 인해 3명이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고, 차량 4대 모두 최소 64만원에서 최대 635만원까지 수리비가 들었다.

A씨는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한 양을 초과하는 용량의 수면제를 먹고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1심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는 “반성하는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사실오인·법리오해로 항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형이 무겁다는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 “범행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연령,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해 보면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감형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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