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장님’에 류현진 이어 배지환까지 당했다… 최악 오심 1~3위 싹쓸이, “꾸준하게도 끔찍하네” 원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왼 발목 부상으로 아쉽게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배지환(24‧피츠버그)은 부상 복귀 이후 나름 괜찮은 활약을 하며 피츠버그 미래 구상에 포함되고 있다. 복귀 후 24경기에서 타율 0.250을 기록하며 복귀 전(.238)보다 더 좋은 타율을 보여주고 있었다.
9월 들어 14일(한국시간)까지 출전한 11경기 중에서는 딱 한 경기를 제외한 10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었다. 6일 밀워키전부터 14일 워싱턴과 경기까지는 8경기 연속 안타를 치기도 했다. 폭발적인 타격감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매 경기 꾸준하게 출루하며 스스로 흐름을 만들고 있던 셈이다.
그런 배지환의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은 15일 홈구장인 PNC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경기에서 끊겼다. 배지환은 이날 4타수 무안타 3삼진에 머물며 최근 꾸준했던 타격 그래프가 흠집이 났다. 시즌 타율도 0.245에서 0.242로 떨어졌다.
타자가 매 경기 안타를 칠 수는 없다. 4타수 무안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날 배지환은 안타를 못 친 것보다 심판의 부당한 스트라이크 판정에 당한 것이 더 부각됐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못하기로 그 유명한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이 대형 사고를 또 여러 차례 쳤다. 하필 배지환 타석에서 오심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심판들의 판정 정확도를 분석하는 ‘엄파이어 스코어카즈’의 분석에 따르면 이날 가장 최악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1~3위가 모두 배지환 타석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했다. ‘엄파이어 스코어카즈’는 얼마나 형편없는 콜이었는지, 그리고 경기 상황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 순위를 매긴다. 즉, 배지환은 중요한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오심을 당했다는 의미였다.
희망을 품고 들어갔을 1회 시작부터 오심이 나왔다. 배지환은 상대 선발 조사이아 그레이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그런데 6구는 높은 쪽에 들어온 커터였다. 그냥 일반적인 스트라이크 판정의 기준에서도 그렇고, 배지환의 체구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넉넉하게 볼이었다. 그런데 에르난데스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루킹 삼진이었다. 배지환이 깜짝 놀랐다.
볼넷이 삼진으로 둔갑해 출루율에서 손해를 본 배지환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팀이 2-0으로 앞선 6회 다시 오심에 울었다. 그레이와 2B-2S로 맞선 상황에서 5구째 스위퍼가 좌타자 바깥쪽에 떨어졌다.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 들어온 공이라 판단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에르난데스 주심의 콜이 떨어지자 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배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1회 판정은 이날 최악의 판정 1위, 6회 판정은 이날 최악의 판정 2위에 올랐다. 최악의 판정 3위도 배지환 타석에서 나왔다. 공교롭게도 1회였는데, 이 판정은 배지환이 이득을 봤다. 1B-1S에서 3구째 낮은 코스에 커브가 뚝 떨어졌다.
그래픽 상으로는 존에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커브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도 그랬다. 그러나 에르난데스 주심은 손을 들지 않았다. 1회 타석에서는 그레이와 배지환이 모두 손해 하나씩을 본 것이다. 하지만 1위와 3위를 가른 건 역시 2S 이전이나 이후 상황이냐의 차이였다.
에르난데즈 주심의 이날 판정 정확도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92% 수준의 정확도는 나와야 하는 전체적인 경기 난이도였는데, 에르난데스 주심의 정확도는 84%로 이보다 한참 못했다. 93개의 공 중 15개를 무더기로 놓쳤다. 일관성도 91%로 리그 평균(94%)보다 떨어졌다. 정확하지도 않은데 일관성도 없으니 투수와 타자는 존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 수치를 본 팬들도 X(구 트위터)에서 “꾸준하게도 끔찍하다”, “흔한 앙헬의 재앙 클래스”, “이건 MLB의 수치”, “이쯤 되면 고의로 잘리려고 하는 것”, “또다른 화려한 앙헬의 퍼포먼스”라고 비꼬고 나섰다. 꾸준하게 오심을 저지르고 있으니 팬들도 지친 상태다. 주심뿐만 아니라 1루에서의 판정 정확도도 썩 좋지 않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에르난데스 주심은 리그 공공의 적이다. 199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무려 32년의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고 큰 경기에 나선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정확도가 급격하게 떨어졌고, 2010년 ESPN의 설문 조사에서 선수들의 22%가 그를 최악의 심판으로 지목했다. 판정 정확도는 나이가 들수록 더 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판정 정확도가 90%가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속출해 팬들과 선수단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에르난데스 주심의 볼 판정은 류현진(36‧토론토)도 괴롭혔던 전력이 있다. 지난 2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일관성마저도 없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으로 원성을 샀다. 국내 팬들에게 다시금 악명을 되새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류현진만 당한 게 아니라 크리스 플렉센을 비롯한 콜로라도 투수들도 여러 차례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에르난데스 주심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도 리그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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