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경제 잡으려는 체코·폴란드, 한국을 ‘넘버원 파트너’로 뽑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4일(현지 시각)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이 국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유엔 결의나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폴란드 남동부 도시 크리니차에서 열린 정치·경제·안보 관련 ‘2023 크리니차 포럼’ 참석 후 진행한 본지 인터뷰에서 “(북·러 협력에 대해) 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체코·폴란드를 공식 방문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등과 잇따라 만났다. 그 와중에 지난 13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대응 움직임과 관련해 “(나토 회원국들이) 굉장히 걱정하고 아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레벨(수준)에서 경고들이 좀 많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절대로 러시아에 패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소련이라는 하나의 큰 체제에 있던 나라들이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걱정하고, 같이 서서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 총리는 전날 크리니차 포럼 개막 특별 연설에서 “(북·러) 양국 간 군사협력 가능성에 대한 소식은 우려스럽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은 동아시아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유럽에도 실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 총리가 “(국제사회의 조치) 그게 더 강해야 양자 간에 협력이 억지되지 않겠냐”고 하자, 두다 대통령도 북·러 밀착에 크게 우려하면서 전적으로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체코·폴란드와 방산·인프라·원전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적으로 우선 강해져야겠다는 인식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튼튼한 안보가 있어야 결국 경제도 잘될 수 있는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더라”면서 “(이들의) 국가 안보와 안보하에서의 경제,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이 ‘넘버 원’으로 뽑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전략 파트너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총리는 “지금 세계 전체가 일종의 글로벌 공급망 체인의 재조정 기간”이라며 “폴란드와 체코는 리튬 등 광물 매장량이 많고 글로벌 공급망 체인을 튼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국가다. (한국과) 양쪽에서 이런 니즈(필요)가 딱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우크라이나 복구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6·25전쟁 직후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진정으로 이 나라를 도와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국가로서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돕는 하나의 큰 명분을 갖고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우리가) 얼마 지원해줬냐 하는 규모를 따지면 오히려 체코 같은 나라보다도 작지만,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에 다녀왔다는 것 하나로 그걸 다 커버하고도 남은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한 총리는 북·러 군사협력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수출할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살상 무기를 수출한 적은 없다. 인권과 연관된 지뢰탐지기라든지 공격을 받았을 때 바로 복구할 수 있는 장비라든지 (살상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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