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적십자 "'시신이 전염병 유발'은 오해…존엄한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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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발생한 리비아와 강진 피해를 겪은 모로코 등지에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재난 현장에서 나온 시신을 존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시신으로 인해 전염병이 돌 수 있다는 성급한 판단 때문에 신원 확인이 안 된 채 화장하거나 즉시 매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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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대홍수가 발생한 리비아와 강진 피해를 겪은 모로코 등지에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재난 현장에서 나온 시신을 존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시신으로 인해 전염병이 돌 수 있다는 성급한 판단 때문에 신원 확인이 안 된 채 화장하거나 즉시 매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WHO와 ICRC는 15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막대한 사망자가 나온 재난·분쟁 지역에서 근거 없는 오해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신이 생존자들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두려움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전염병으로 사망했거나 풍토병이 유행하는 지역에서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외상이나 익사, 화재로 사망한 사람에게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기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시신이 전염병을 일으킨다는 믿음은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으며 자연재해 지역에서 시신보다 생존자들이 질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언급했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식수원 근처에 시신이 방치돼 있으면 안 된다"면서 "물 속에 있는 시신에서는 배설물이 누출될 수 있고 식수를 오염시켜 질병 위험을 초래할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두 기관은 "비극에 휩싸인 지역사회가 대량 매장이나 대량 화장을 서두르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고인의 신원을 확인한 뒤 유족에게 애도할 시간을 주면서 고인에게는 품위 있는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관은 리비아 홍수 피해 현장과 모로코 강진 피해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사망자 수습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정확한 발견 위치와 유류품 내역 등 수습된 시신에 관한 정보를 매뉴얼에 따라 기록하고 안전하게 전용 가방에 넣어 시신을 보관·운송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이날 ICRC는 시신 보관용 가방 5천개를 리비아로 추가 배송하기도 했다.
전날 리비아 적신월사 발표를 기준으로 리비아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홍수 사망자는 1만1천300여명에 이른다. 모로코에서 지난 8일 일어난 강진 탓에 숨진 희생자는 2천946명에 달한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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