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특정 임산부 한 명을 위한 자리
두 가지가 문제다. 첫째, the는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정관사다. 둘째, woman은 한 여성을 나타내는 단수 명사다.
정관사 the를 부정관사 a로 바꾸면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다. ‘Seat for a pregnant woman’은 지금은 특정 임산부가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임산부가 오면 그 자리는 그 임산부 전용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표현은 관사를 모두 없애고 단수 명사 woman을 복수 명사 women으로 바꾸면 된다. ‘Seat for pregnant women’은 전 세계 어느 지하철에서도 쓰일 수 있는 간단한 영어 표현이다.
이런 실수가 발생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한국어에는 관사 개념이 없으므로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때 많이 틀리고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 표시는 그 과정에서 이런 디테일이 빠지게 된 것이다.
몇 가지 간단한 규칙이 있지만, 영어의 특성 상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울 메트로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비교적 확실한 방법이 있다.
부정관사 the는 그 상황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특정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임산부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데는 사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장에서 봐요(I‘ll see you at the game)” 또는 “선생님께서 언제 오실지 아세요(Do you know when the teacher will get here)?”라는 문장에서는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어떤 game과 teacher를 지칭하는지 알고 있는 상황이다.
a는 부정관사다. “게임하러 갈까요(Shall we go to a game)?” 또는 “선생님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아세요(Do you know where I can find a teacher)?”라는 문장에서 game과 teacher는 특정된 것이 아니다.
복수명사는 전체 범주의 사물을 지칭하는 용어다. “경기 많이 보셨어요(Have you been to many games)?” 또는 “이 자리는 선생님을 위한 자리입니다(This seat is reserved for teachers)”와 같은 예다. 관사를 필요로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지칭하는 방식인데, 서울메트로가 임산부 배려석을 표기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 알맞은 표현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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