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로 이런 것까지?…벽 너머 광경이 `스캔`된다

안경애 2023. 9. 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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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이나 옆집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가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미국 산타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대학 야사민 모스토피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연구팀은 와이파이 신호만으로 벽 너머의 정지된 물체의 고품질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군중 분석, 개인 식별, 스마트 헬스, 스마트 공간 등 다양한 응용을 위해 와이파이 같은 일상적인 무선 주파수 신호로 이미지를 센싱하는 연구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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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타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대학 야사민 모스토피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연구팀이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벽 너머에 있는 'BELIEVE' 단어 이미지를 포착한 결과. 야사민 모스토피 교수팀 제공

옆방이나 옆집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가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와이파이 신호만 있으면 된다. 빈집털이를 하려는 도둑의 손에 들어가면 위험할 만한 기술이다.

미국 산타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대학 야사민 모스토피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연구팀은 와이파이 신호만으로 벽 너머의 정지된 물체의 고품질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벽 너머에 있는 'BELIEVE'라는 영어 단어 이미지를 읽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와이파이 신호가 물체의 테두리에 닿는 것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특히 모양이 복잡해서 와이파이로 모양을 포착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영어 알파벳을 벽을 뚫고 판독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모스토피 교수는 "와이파이로 움직임이 없는 정지된 풍경의 이미지를 얻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우리는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체의 가장자리를 추적하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론과 실험 결과를 올해 6월 21일 열린 2023 IEEE 전국 레이더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데 이어 후속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군중 분석, 개인 식별, 스마트 헬스, 스마트 공간 등 다양한 응용을 위해 와이파이 같은 일상적인 무선 주파수 신호로 이미지를 센싱하는 연구를 해 왔다.

모스토피 교수 팀은 와이파이 신호가 특정 물체의 모서리에 닿을 때 상호작용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흔적을 포착했다. 또 수학적 계산모델을 이용해 이 물체의 테두리 맵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이미지를 얻는 기존 기술의 경우 상용 와이파이 기기를 썼을 때 신호 강도가 약해서 정교한 이미지를 얻기 힘들었는데 이 한계도 극복했다. 표면의 곡률, 테두리의 방향, 송신기 위치 등 여러 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계산해서 이미징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시중의 와이파이 송신기 3대를 써서 원하는 곳으로 무선 전파를 보냈다. 그런 다음 와이파이 수신기를 무인 이동장치에 장착해 이동시키면서 신호를 얻었다. 이렇게 얻어낸 신호를 분석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런 방법을 통해 벽 너머의 'BELIEVE'라는 글자를 읽어냈다. 다양한 종류의 물체 이미지도 얻는 데 성공해, 이전에는 와이파이로 불가능했던 정교한 물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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