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야 해" 하늘 위 난동 부린 마약중독 10대…마지막 변명은

지난 6월20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군이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에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스1

마약을 투약한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해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한 10대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5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항공보안법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군(18)에게 징역 장기 7년~단기 5년을 구형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소년법상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장기 10년~단기 5년이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 평가를 받은 뒤 장기형 만료 전에 출소할 수 있다.

검찰은 "A군이 승객의 안전을 위협한 점과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군 측은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A군의 변호인은 "A군이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중독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참작해달라"며 "A군과 가족들은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은 최후 변론에서 "입대를 앞두고 외국인들과 음악적 교류를 하고 싶어 필리핀에 갔는데 현지인의 마약 투약 권유를 뿌리치지 못했다"며 "결국 기내에서도 환각과 공포로 인해 몹쓸 짓을 저질러 불안했을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 6월19일 오전 5시30분쯤 필리핀 세부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비행기에서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군은 이륙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가슴이 답답하다"고 통증을 호소하더니 비상 출입문을 열려고 했다. A군은 단기간 필로폰을 과다 투약해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일시적 망상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필리핀 세부에서 약 1개월 정도 머무는 동안 마약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A군의 선고공판은 오는 10월20일 오전 열린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