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욱이 해결사였다! 롯데 4시간 7분 연장 혈투 끝 극적 끝내기승, 키움 8연패 수렁 [부산 현장리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9. 1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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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박승욱.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 양 팀 모두 10승 달성을 목전에 둔 외국인 에이스를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선발투수가 아닌 박승욱이었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2연승을 달리게 됐고, 키움은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양 팀은 아리엘 후라도(키움)와 찰리 반즈(롯데)를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라도는 올해 28경기에서 9승 8패 평균자책점 2.72, 반즈는 25경기에서 9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 모두 이날 10승 도전에 나섰다.

15일 롯데 선발 찰리 반즈.
15일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
다만 최근 흐름은 달랐다. 후라도가 최근 휴식을 위해 로테이션을 거르기는 했지만 개인 4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반면, 반즈는 8월 13일 사직 KIA전 이후 4경기째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두 투수는 결국 어느 누구도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후라도(5이닝 9피안타 5탈삼진 4실점)는 6회 말 역전타를 허용하며 본인 손으로 리드를 날렸다. 반즈(6⅔이닝 11피안타 1사구 4탈삼진 3실점)는 팀이 앞서던 상황에서 내려갔지만 불펜 난조로 인해 2년 연속 10승이 무산됐다.
9월 15일 키움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라인업
-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루수)-박찬혁(좌익수)-이주형(중견수)-로니 도슨(지명타자)-임지열(우익수)-송성문(3루수)-김휘집(유격수)-김수환(1루수)-김동헌(포수). 선발투수는 아리엘 후라도.
-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좌익수)-박승욱(3루수)-안치홍(2루수)-전준우(지명타자)-정훈(1루수)-윤동희(우익수)-유강남(포수)-노진혁(유격수)-김민석(중견수). 선발투수는 찰리 반즈.
롯데 어설픈 수비 속 선취점 올린 키움, 팽팽한 흐름 이어졌다
키움 김혜성(오른쪽)이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초 3루타를 치고 3루 베이스에 들어가고 있다.
1회 초 키움은 경기 시작과 함께 득점권 찬스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이 2구 만에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성 타구를 터트린 것이다. 이때 좌익수 황성빈이 커트맨을 향해 한 템포 늦게 공을 던지는 사이 2루에서 멈추려던 김혜성이 3루까지 향했고, 롯데 수비진은 이를 막지 못했다.

무사 3루 기회를 잡은 키움은 2번 박찬혁의 투수 방면 느린 땅볼을 반즈가 1루로 송구하지 못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후로도 롯데는 2번이나 병살을 만들 수 있던 기회에서 깔끔한 플레이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이닝이 길어졌고, 힘겹게 추가 실점을 막았다.

롯데도 비교적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2회 말 선두타자 정훈이 오른쪽 2루타로 살아나간 뒤 1사 후 유강남이 좌익수 쪽 안타를 터트리며 정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1 동점을 만든 롯데는 9번 김민석도 안타를 치며 2사 1, 2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롯데 유강남(왼쪽)이 15일 사직 키움전에서 3회 말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다시 리드 잡은 키움, 그러나 2번의 병살타는 뼈아팠다
키움 송성문(오른쪽)이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4회 초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3회 초 1사 1, 2루에서 병살타가 나오며 이닝을 마감한 키움은 4회 리드를 다시 잡았다. 이닝 첫 타자 도슨이 초구를 공략해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2루타를 터트려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1사 3루에서 송성문의 좌전안타가 나오며 도슨이 홈으로 들어왔다.

키움의 '찬스 무산→다음 이닝 득점' 공식은 또 이뤄졌다. 5회 키움은 상대 실책과 이주형의 2루타로 2사 2, 3루를 만들었으나, 도슨이 2루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6회 초 공격에서 임지열과 송성문, 김휘집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황금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8번 김수환이 우익수 쪽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려 희생플라이를 만들었고, 3루주자 임지열이 홈을 밟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동헌이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이번에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룻데 찰리 반즈가 15일 사직 키움전에서 6회 초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집중력 발휘한 롯데 6회 3득점, 그러나 반즈 10승은 끝내 없었다
롯데 윤동희가 15일 사직 키움전에서 6회 말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롯데 윤동희가 15일 사직 키움전에서 8회 말 안타를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경기 내내 리드를 잡지 못하던 롯데는 중반 들어 드디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6회 말 안치홍과 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롯데는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정훈이 왼쪽 2루타를 터트리며 안치홍이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의 2, 3루 찬스는 이어졌고, 6번 윤동희가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터트리며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롯데가 4-3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후라도의 10승도 무산됐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게 된 반즈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아웃을 잡아낸 반즈는 이주형에게 중전안타, 도슨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투구 수 103개가 되자 롯데는 결국 반즈를 내리고 우완 최준용을 올렸다. 최준용은 올라오자마자 임지열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불을 껐다.

하지만 최준용은 8회 끝내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첫 타자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준 최준용은 1사 후 김수환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으며 1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4-4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키움 김수환이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8회 초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리드를 내준 뒤 롯데는 다시 앞서나갈 찬스를 곧바로 만들었다. 8회 말 롯데는 키움 4번째 투수 장재영의 제구 난조 속에 정훈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 윤동희가 바뀐 투수 하영민의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며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외야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이 황금 기회를 어이없이 무산시키고 말았다. 유강남이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노진혁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 시도에 3루 주자 안권수가 홈으로 쇄도하다 태그아웃당하고 말았다. 비디오 판독까지 갔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롯데는 대타 이정훈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며 앞서나갈 찬스를 놓쳤다.

9회 말, 롯데는 첫 타자 황성빈의 안타와 도루, 이학주의 내야 땅볼로 2사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전준우(고의4구)와 안권수가 연속 볼넷으로 살아나가면서 만루가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만루 상황에서 11타수 무안타였던 윤동희가 우익수 직선타로 아웃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키움은 10회 초 김휘집과 김수환의 연속 안타에 이어 김혜성이 자동 고의4구로 나가며 역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바뀐 투수 진승현이 박찬혁을 삼진 처리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어 롯데도 10회 말 1사 후 노진혁의 2루타와 고승민의 볼넷, 황성빈의 몸에 맞는 볼로 2이닝 연속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박승욱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4시간 7분의 대혈투가 마무리됐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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