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30초의 기적”…쓰러진 버스 승객 구해
[KBS 부산] [앵커]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얼마 전 부산의 한 시내버스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버스에 탔던 기사와 승객들이 힘을 모아 쓰러진 승객을 구하고, '1분 30초의 기적'을 썼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로를 달리는 시내버스 안.
뒷좌석에 앉은 남성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더니, 통로에 넘어집니다.
놀란 승객들의 다급한 외침에, 기사는 버스를 길가에 세우고 쓰러진 남성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핍니다.
[박윤성/시내버스 기사 : "가슴에 손을 두 손을 모으고 경직이 되어있는 상태였고요. 눈은 뜨고 있었지만, 의식은 없었던 거 같고요. 호흡 자체가 아예 안 되고 있었습니다."]
위급한 상황 속에, 기사와 승객들이 남성을 평평한 버스 바닥에 눕힙니다.
그리고 기사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고, 다른 승객은 119와 통화하며 응급처치 상황을 전달합니다.
계속되는 가슴 압박에 기사가 지쳐갈 무렵, 이번에는 다른 승객이 심폐소생술을 이어받습니다.
모두가 초조해진 순간,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지 1분 30초쯤 지나, 쓰러진 남성의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119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이른바 '골든아워'를 지킬 수 있었던 건, 한 달 전 받은 심폐소생술 교육 덕분이었습니다.
[박윤성/시내버스 기사 : "교육 과정 중에 설마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겠나?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교육을 들은 게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버스 회사도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앞으로 더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승민/창성여객 계장 : "버스를 운행하다 보면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부분에서 언제 어디서든 어느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게 교육을..."]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은 침착한 심폐소생술로 '1분 30초의 기적'을 이끈 버스 기사에게 포상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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