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도우미도 진땀…일부 경로당 사업 포기
[KBS 제주] [앵커]
서귀포시가 10억 원을 들여 지역 경로당 70여 곳에 배치한 인공지능 로봇이 방치돼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경로당마다 로봇 도우미들이 배치됐지만, 활용도는 제자리걸음입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로당에서 로봇 도우미로 일하는 여든 두 살의 진영주 할아버지.
매일 경로당으로 출근해 어르신들에게 신청곡을 받습니다.
["부르고 싶은 노래 뭐 있어? 아는 거?"]
익숙한 듯 로봇에 노래 제목을 입력해 동영상을 틀어줍니다.
하지만 이 로봇에서 사용하는 기능은 노래와 동영상 재생이 전부.
기기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혈압 측정 등 다른 기능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진영주/로봇 도우미 : "(다른 기능을) 써보려고 해도 지도해 줄 사람도 없고. 나대로 생각하면서 (하는데). 익숙하지 않으니까 좀 힘들어."]
로봇 도우미들은 모두 만 60살 이상 어르신들.
로봇이 있는 서귀포 지역 경로당 70여 곳에 1명씩 배치돼 하루 3시간씩 일하며 인공지능 로봇 사용을 돕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기기 사용에 능숙해도 로봇 활용도가 떨어지긴 마찬가집니다.
화면 속 동작을 따라 하는 체조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길어야 30분.
더는 할 게 없다는 겁니다.
[이명숙/로봇 도우미 :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너무 단조롭고. (VR 안경이 있어도) 저거 쓰시는 거 자체를 무서워하고 어지러워하세요. 그러니까 아예 못하고."]
일부 경로당은 인공지능 로봇을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가운데, 서귀포시는 로봇을 활용할 경로당을 다시 조정하고 만족도 조사를 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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