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매진·입석... 성묘객·가을 여행객 줄줄이 발 돌렸다
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이어지면서 주말 열차 이용객과 출퇴근 시민들이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열차 운행은평소의 70.3%로 떨어졌다. KTX 운행 68.4%, 여객 열차 59.8%, 화물 열차 22.8%, 수도권 전철 76.1% 등을 기록했다. 철도노조 파업은 18일 오전까지 계속된다.
이날 오전 서울역 KTX 승차권 발매 전광판에는 ‘매진’ 또는 ‘입석’ 문구만 떠 있었다. “파업으로 매표 창구가 혼잡하니, 자동 발매기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나왔다. 매표소 직원들은 승객들에게 “매진입니다” “자리 없어요”를 반복했고 일부 시민은 “아이고 어떡하냐”라며 발길을 돌렸다. 경북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김모(15)군은 “주말이라 서울 집에 와야 하는데 (시간에 맞는) 표가 없었다”며 “오늘 학교에서 조퇴하고 기차를 타야 했다”고 했다. 이민진(22)씨는 “내일 친구 군대 면회를 가려 했는데 표가 매진이라 일정을 오늘로 바꿨다”며 “이마저도 입석”이라고 했다.
입석 승객이 몰리면서 KTX 등 열차 안은 ‘만원 지하철’처럼 붐볐다. 체온으로 ‘찜통더위’를 호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배모(36)씨는 “부산에서 서울로 KTX를 타고 왔는데, 사람은 많고 냉방은 약해 숨이 막혔다”며 “파업한다고 승객을 찜통, 전쟁통 열차로 내몰아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용산역도 북적였다. 서울에 사는 강모(70)씨는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KTX 열차가 철도 파업으로 취소돼 전북 익산으로 간 후 익산에서 1시간 20분을 기다리다가 광주송정으로 가기로 했다”며 “며칠 전 예매한 열차가 운행 안 한다는 것을 역에 와서 알게 됐다”고 했다.
주말 이른 추석 귀성이나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도 혼란을 겪었다. 관광 수요가 많은 강릉선을 오가는 ‘KTX-이음’ 열차는 주말 운행이 대거 취소됐다. 관광 열차인 남도해양열차(S-트레인)의 경전선 구간(부산역~광주송정역)도 운행이 중단됐다. 주말 관광지로 가는 열차는 새마을호·무궁화호가 많은데 KTX보다 운행률이 낮다.
수도권 전철은 출퇴근 시간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선 이른 시간이지만 40여 명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임연희(54)씨는 “파업 때문에 30분이나 일찍 나왔는데 지하철이 안 와 걱정”이라며 “파업은 할 수 있지만 (철도노조가 내건) 민영화 반대라는 명분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신도림역에서 근무하는 코레일 질서 통제 요원 지모(67)씨는 “파업으로 열차가 혼잡해 시민 분들이 내게 화를 내는데 말단 직원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도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이 몰렸다. 오전 7시에도 출입문 한 칸당 30여 명이 몰렸다. “파업으로 열차가 많이 지연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안내 방송이 3~5분 간격으로 나왔다. 20분째 지하철을 기다린 배모(51)씨는 “나도 공무원인데 왜 유독 철도공사 직원들만 고통을 남에게 전가하는지 모르겠다”며 “왜 파업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되고 불편을 겪어 화가 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3시 48분쯤 4호선 범계역에서 금정역으로 가던 선로 보수 차량이 탈선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여파로 4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오전 8시 30분까지 중단되면서 혼잡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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