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불러온 재앙, 리비아 대홍수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리비아 당국의 부실한 댐 관리와 늑장 대처가 인명 피해를 키웠는데요.
또 한 가지, 기후변화로 기상 이변이까지 겹친 게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세흠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북아프리카 리비아 상공을 담은 위성 영상입니다.
흰 구름띠가 똬리를 튼 모습인데, 마치 허리케인과도 같습니다.
지중해에서 발생했다고해서 메디케인이라고 불립니다.
메디케인도 태풍이나 허리케인처럼 뜨거운 바다로부터 수증기와 열을 받으며 강해집니다.
다니엘이라고 불린 이 메디케인이 발생하기 전부터 유럽은 폭염에 시달렸고 지중해 온도는 상승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도 이 점을 지목했습니다.
26도 이상의 해수면 온도는 열대 저기압을 강화시킬 수 있는데, 상륙 당시 리비아 연안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2도 안팎이 높은 27.5도로 분석됐습니다.
지중해의 고수온 현상이 저기압을 '메디케인'으로 발달시켰다는 겁니다.
[문일주/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 : "올해 같은 경우에는 수온이 전지구적으로 좀 높았고 특히 지중해 지역도 수온이 상당히 높다 보니까. 이런 메디케인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평균온도가 섭씨 1도 올라가면 대기로 유입되는 수증기는 약 7% 늘어납니다.
막대한 수증기를 품은 다니엘은 그리스와 튀르키예, 루마니아 등에 엄청난 비를 뿌린 뒤에도 리비아의 도시 알베이다에 24시간 동안 400mm에 달하는 집중 호우를 쏟아냈습니다.
이 지역의 일년 치 강수량의 80%정도가 하루 만에 내렸고 결국,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심각한 홍수 피해로 이어지는 극한 강우는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보고서에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이미 지구 온도는 1.2도가량 올랐고 그 중 95%는 인간때문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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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흠 기자 (hm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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