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그 후…인명피해 막을 비상 탈출용 사다리

이강 기자 2023. 9. 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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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14명이 숨진 지 두 달이 됐습니다.

전국에 지하차도가 920개가 넘는데 비가 올 때마다 이 길을 다녀야 하는 사람들은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고가 났던 초량 지하차도는 호우나 태풍경보 때는 수동과 자동, 이중 방식으로 아예 진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이 덮친 부산이었지만, 이런 대비 덕에 지하차도의 침수나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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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14명이 숨진 지 두 달이 됐습니다. 전국에 지하차도가 920개가 넘는데 비가 올 때마다 이 길을 다녀야 하는 사람들은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대비가 필요할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두 달 전 집중호우로 근처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길이 680m 오송지하차도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분당 물 12t을 퍼내는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전기 시설이 침수되자 제대로 작동 안 해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막을 방법은 없는 걸까.

길이 1천220m의 부산 장전 지하차도입니다.

100년 호우를 대비한 배수펌프는 오송 지하차도의 3배 규모입니다.

[김영기/부산시설공단 터널관리팀장 : (배수펌프가) 딱 중앙 부분에 설치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여기에 저장하여 펌핑(퍼내기)을 하기 위함입니다.]

배수펌프 규모도 크지만 전기실 위치가 지하차도 천장보다 높아서 만약 침수돼도 정전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전기실 옆에는 비상시 대피용으로 쓸 창고도 있습니다.

[김영기/부산시설공단 터널관리팀장 : 창고까지 수용한다면 최소 500명 이상은 충분히 수용 가능합니다.]

전기실 위로 이어져 있는 탈출용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니 맨홀을 통해 근처 인도로 나옵니다.

일반 맨홀은 무게가 한 100~150kg 정도 된다고 하는데 여기 있는 이 맨홀은 스마트 맨홀이라고 무게를 5분의 1 정도로 줄인 맨홀이거든요.

그래서 일반인들도 충분히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도로 밑을 지나는 지하차도의 특성상 다 이렇게 인도로 탈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산의 문현 지하차도는 그 고민의 답을 4곳에 설치한 비상 대피 사다리에서 찾았습니다.

물이 차더라도 도로와의 경사 때문에 윗부분 1.4m 정도 숨 쉴 대피 공간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김윤영/(전)부산남구청 안전도시국장 : 포항에서도 지하주차장에서 에어포켓에 계셨던 분은 다행히 살아 구조가 됐거든요. 거기에 착안해서, 지하차도에 있던 분은 스스로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

부산 지역 지하차도에 이런 시설들이 마련된 건 3년 전 초량 지하차도 침수로 3명이 숨진 아픔을 겪고 나서입니다.

사고가 났던 초량 지하차도는 호우나 태풍경보 때는 수동과 자동, 이중 방식으로 아예 진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조우형/부산시민 : 긴급 상황에는 설치가 되어 있는 관계로 안도감이 들지요.]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이 덮친 부산이었지만, 이런 대비 덕에 지하차도의 침수나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

이강 기자 lee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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