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교통사고 위장 살해’ 육군 부사관 ‘혐의 부인’ 에 친동생 "진실 밝혀달라"눈물

“의문 투성이인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진실을 알고 싶어요”

동해에서 발생한 ‘아내 살해 후 사고 위장’사건 피해자의 동생 A씨가 기억하는 누나(피해자)는 항상 밝은 사람이었다.항상 가족과 미래를 꿈꿨고 어머니 생신때 만나자는 연락도 했다. 또 20년간 알아온 매형도 누나를 항상 ‘공주’처럼 대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3월 8일 동해에서 발생한 사고로 누나가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로 변했다. A씨는 증인 신문 과정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15일 제3지역군사법원 제2부 심리로 열린 육군 원사 A(47)씨의 살인과 사체손괴, 보험사기특별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이 끝난 뒤 피해자 동생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15일 제3지역군사법원은 지난 3월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숨진 것 처럼 위장해, 사망보험금 약 5억원을 타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피고인 B(47)원사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택일적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B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동해시 구호동의 한 도로에서 숨진 아내를 조수석에 태워 운전을 하다 옹벽을 들이받아 위장 교통 사망사고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서 B씨가 아내를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위장 사고를 냈다는 공소사실에서 B씨가 아내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한 뒤 사망 한것으로 착각한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교통사고를 내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케 했다는 택일적 공소사실로 혐의를 추가했다.

또 공소장에는 B씨가 아내의 사망보험금 4억7000여 만 원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도 적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도 더해졌다.

당시 B씨는 범행 당시 은행 빚 8000만원을 비롯, 총 2억9000만원에 이르는 채무가 있었고 여러 차례 카드 단기 대출까지 받은 상태로 확인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피해자의 동생인 A씨에 대한 증인신문 등이 이뤄졌다. A씨는 법정에서 모든 의구심을 쏟아냈다. A씨는 “매형(B씨)에게 누나의 사망사실을 알렸는데 너무나도 냉정하게 느껴졌다”며 “경찰이 부검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매형에게 전하자 그제서야 누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하고, 이후에는 사망한 누나를 지하주차장에 2시간동안 방치하고 모포로 감싸 차를 타고 교통사고까지 났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8분쯤 동해시 구호동의 한 도로에서 육군 원사가 아내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 옹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아내는 사망했다. 사진제공=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A씨는 “20년동안 알고 지낸 매형을 살인자로 매도하고 싶은 것이 아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은 것 뿐” 이라며 “뒤에서 숨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증거로 설득력 있는 주장을 원한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 B씨 측은 아내의 목을 조른 행위 자체가 없었고,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여전히 펼쳤다. 또 지난 공판준비기일 당시 검찰이 요청한 B씨와 피해자의 자녀에 대한 증인신문에 대해서 ‘제외’ 의견을 재판부에 밝혔지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증인신문을 해달라’는 입장을 밝혀 재판부는 두 자녀를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또 피고인 측 변호인 요청에 따라 교통사고 이후 B씨의 보험 접수를 도운 동료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공판이 끝난 후 피해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빈센트 법률사무소 남언호 변호사는 “아이들은 사건 현장에 있었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가장 가까이 서 본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증언대에 세우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진실이 밝혀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증인신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B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8분쯤 강원 동해시 구호동 한 도로에서 아내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내인 피해자는 발목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올 정도로 심한 골절상을 입었지만 소량의 혈흔 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B씨가 모포에 감싼 아내를 차에 태운 뒤 수 차례 사고 지점 주변을 배회한 것을 확인,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이 사인으로 지목됐다. 다음 공판은 내달 16일 오후 2시에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