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들여 만들어 놓고…흉물 전락한 ‘자전거 주차장’
[앵커]
정부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전국 지하철 역에 2009년부터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었는데요.
절반이 넘게 사용 중단돼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용률이 낮은데 유지 보수에만 해마다 천만 원 넘게 들다보니 서로 관리 책임을 떠넘기다 버려진 겁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역 앞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
2010년 지자체와 코레일이 약 7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용객/음성변조 : "고장이 잦았던 것 같아요. 계속 수리 중이라고 뜨더라고요. 한 달에 한 서너 번씩."]
영등포역 앞에 있는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입니다. 현재는 이렇게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입구엔 자전거들이 질서 없이 주차돼있습니다.
지하철역의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은 2009년 국토부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에 따라 만들어진 겁니다.
4대강 제방에 자전거 길 조성, 국도에 자전거 도로 조성 등 13개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서울과 대구,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에 7곳이 설치됐는데, 현재는 한 곳만 빼고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이용률이 높지 않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장이 잦다 보니 연간 천만 원이 넘는 유지 보수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겁니다.
운영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KBS 질의에 영등포구는 코레일에 총괄 책임이 있고 구청은 유지보수 책임 절반만 맡는다고 답했고, 코레일은 영등포구가 관리 주체라고 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는 2019년, 6개 지하철역에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을 또 도입했습니다.
지금은 이마저도 2곳이 유지 보수 갈등 끝에 운영 중단된 상태입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기술 자료를 받아서 정상 운영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데도 (제작사가) 거부하고 있으니까 좀 어려운 상황이 됐죠."]
버려진 자전거 주차장은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심무한/서울 송파구 : "시민들이 볼 때는 하나의 혐오 시설밖에 안 된다는 거를… 아니면 완전히 철거를 해버리든지."]
자전거 주차장 중 현재 운영 중인 4곳도 연간 이용률은 1%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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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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