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럽고 모욕적”…독립운동가 후손들, 육사 명예졸업증 반납
육사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 및 이전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1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사 정문 앞에는 지청천 장군 외손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윤기섭 선생 외손 정철승 변호사 겸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조직위원장, 이상룡 선생 증손 이항증 광복회 이사를 비롯해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바닥에 명예졸업증을 내려놓으며 “육사는 조국을 되찾고 겨레를 살리기 위해 몸과 생명을 바쳤던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기에 수치스러운 명예졸업증을 되돌려준다”고 밝혔다.
이 전 독립기념관장은 “육사의 이번 처사는 대한민국 헌법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육사의 역사에서 독립운동을 지워버리겠다는 단절 선언”이라며 “이 졸업 증서도 의미가 없게 됐다. 휴지 조각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졸업증을 받은 2018년만 하더라도 ‘잘못된 역사가 바로잡히는구나’ 싶어 뿌듯했는데 5년 만에 뒤집히는 걸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목숨까지 바쳐가며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의 삶이 이렇게 모욕이 대상이 돼도 되나 싶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끝없는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앞서 육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이들 독립운동가에게 “귀하가 몸소 보여주신 숭고한 애국심과 투철한 군인 정신은 위국헌신 군인 본분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관생도들에게 참다운 군인의 귀감이 됐다”며 명예졸업증을 수여했다.
정 변호사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우셨던 독립운동가분들이 일제강점기 때보다 더 험한 모욕을 당하고 계시는 것이 가슴 아프고 견딜 수 없었다”며 “왜적 일본에 굴욕해 동족을 살상한 백선엽 장군의 동상까지 세우자고 했던 육사는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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