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후문을 이용하세요"…금전 요구하는 병원과 약국의 담합
【 앵커멘트 】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으면, 근처 약국을 선택하는 건 환자 마음이죠. 그런데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특정 약국만을 가도록 유도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병원 정문은 닫아놓고 후문만 열어 유독 한 약국으로 환자들이 갈 수 있게 한 건데, 취재해봤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안정모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종합병원 정문 앞 약국.
한 여성이 들어오더니, 은밀한 제안을 시작합니다.
"뭐라 그러냐, 병원이랑 관계를 좀 가져요. 유대."
이 여성의 정체는 종합병원 이사장 A 씨.
"처방전이 꽤 많아요, 우리가…병원에서 이렇게 로비들을 하거든?"
이른바 처방전 몰아주기를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제안을 거부했다가 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닫혔던 병원 정문이 지금도 여전히 막혀 있다고 토로합니다.
▶ 인터뷰 : B 씨(약사) - "정문을 닫아놨잖아요. 지금 세상에 어느 2차 3차 병원이 지금 코로나 핑계 대고 정문을 닫아놓습니까?"
▶ 스탠딩 : 안정모 / 기자 - "대로변에 위치한 병원 정문입니다. 후문을 이용하라는 안내문과 함께, 문 안쪽에도 휠체어가 빽빽이 들어선 모습입니다."
멀쩡한 정문이 막혀 있어, 후문 쪽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MBN 취재 결과 후문 쪽 약국이 병원과 거래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제약회사 관계자 - "여기 왜 매약(일반 의약품) 안 갖다 줬느냐고 물어봤더니 여기 앞에다가 돈 먹여갖고 처방 일로밖에 안 온다고"
병원 측은 담합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직접 진료를 받아보니 후문 쪽 약국으로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나가셔서 왼쪽에 바로 약국 있습니다"
취재진이 따져 묻자, 석연치 않은 답변만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발열체크 때문에 여기다(후문) 열다 보니 거기에 우리가 익숙해져 있고…여기(정문)를 열어놓으면 겨울에 너무 추워서."
환자가 요구했을 때, 병원이 인근 약국을 종합해 안내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특정 약국을 먼저 소개하는 건 약사법상 담합 행위.
하지만 담합 의심 신고를 접수한 송파보건소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N 뉴스 안정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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