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겜 금메달' 위해 이강인 보내준 PSG의 대승적 결정...바통은 황선홍에게

김대식 기자 2023. 9. 15. 18: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이제는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을 팀에 어떻게 융화시킬지를 잘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이강인의 소속팀 PSG 구단과 협의 결과, 프랑스 현지시간 19일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도르트문트전 홈경기 종료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한국시간 14일 밤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프랑스 현지시간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KFA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 일정 조정을 전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하겠다는 PSG 구단의 메일을 13일 접수한 이후, 14일 밤 늦게까지 PSG와 협의를 했다. 최종적으로 다른 전제 조건 없이 20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허락한다는 PSG 공식 답변을 14일 밤 받았다"라며 PSG와 논의가 진행됐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실 14일 오후까지만 해도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는 매우 불투명했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PSG가 현지시간으로 13일으로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대표팁 합류 여부와 알정에 대해서 답변을 해준다고 밝힌 바 있었다.

KFA 또한 "이강인은 내일(14일) 파주에서 황 감독님이 그 사이에 업데이트 된 부분을 언급하실 것 같다. PSG 측은 13일에 차출 여부를 알려준다고 했다. 아직까지 협회 차원에서 들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14일 파주 NFC에서 인터뷰를 가진 황 감독의 낯빛은 좋지 못했다. 그는 "답답하다. 개인적으로 강인이와 소통하고 있다. 이강인 선수는 조속히 합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PSG와 합류 시기가 조율이 안되고 있다. 협회에서 PSG와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 조속히 합류 시점이 결정돼 팀에 매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강인 소집 여부와 일정이 아직까지도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황 감독은 "아직은 공식적으로 언제 합류시키겠다는 답변은 받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다. 13일에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는지까지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답변은 없는 상태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강인을 위주로 공격을 편성해 3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했던 황선홍 감독의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버릴 수 있는 상황. 그는 "조별예선 1~2경기 전에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이 안 되는 것 같다. PSG에서 여러 조건을 내거는 것 같다. 1월 아시안컵 예선과 같은 것들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 협의가 잘돼서 조속히 합류했으면 좋겠다"며 이강인이 조금이라도 빨리 팀에 합류하기만 고대했다.

이강인이 뒤늦게 합류할수록 동료들과의 호흡, 팀과의 조직력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도 답답했을 것이다.

그런데 15일 새벽 PSG가 입장을 대폭적으로 바꿨다.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5일 "PSG가 이강인의 아시안게임에 출전에 청신호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이해하고 있다. PSG는 곧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사안에 대해 발표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로마노 기자의 보도가 나온 후에 KFA의 공식 발표가 등장했다. PSG는 아무런 조건도 없이 이강인을 도르트문트전 이후에 보내주겠다고 결정했다. PSG한테도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다.

PSG는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가 동시에 팀을 이탈하면서 대체자를 구하지 못했다. 곤살로 하무스, 우스망 뎀벨레, 랑달 콜로 무아니 등 공격진에 엄청난 영입을 많이 했지만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가 않았다.

비티냐와 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돌아가면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공격 조립에서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루이스 엔리케 PSG와 그의 코칭스태프가 고려한 변화가 이강인의 미드필더 기용이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PSG는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만들고 싶어 한다. PSG는 메시와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창조자를 찾아야 한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며, 스태프들은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변모시키고 싶어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원래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좌우 측면 윙어 자원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우측 윙어 자리에 뎀벨레라는 확실한 자원이 보강됐으며 좌측 윙어 자리에는 음바페가 복귀하면서 더 이상 걱정거리가 사라졌다.

이강인이 계속 측면 자원으로만 고려됐다면 주전 경쟁에 있어서 이강인한테도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엔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신뢰 덕에 이강인의 역할 변화가 가능했다.

PSG는 이강인의 플레이메이커 기용 변화를 준비하고 있던 찰나였다. 이강인이 9월 A매치 직전에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장에서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처럼 활용해보지 못했다. PSG는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이강인을 아시안게임에 보내기를 꺼려했지만 선수의 커리어를 위해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아시안게임을 위한 이강인의 의지가 강렬했다는 건 황 감독의 발언에서 확인이 됐지만 이강인한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아직까지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PSG에서 엔리케 감독의 총애를 받기 위해선 팀에 남아서 계속해서 활약하는 것이 더 좋다.

아시안게임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는 가정하에 이강인은 마르세유, 클레르몽, 뉴캐슬, 스타드 렌까지 총 4경기를 소화할 수 없게 된다. 그 사이에 다른 선수가 주전 자리로 올라서면 이강인은 PSG로 돌아가서 제로베이스에서 주전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가뜩이나 변화가 많은 팀이고, 특정 선수에 대한 신뢰가 강한 엔리케 감독이기에 이강인도 금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와야 행복할 수 있다.

이제 키는 황 감독이 잡게 됐다. 황 감독은 꾸준히 이강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이강인의 기용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처럼 축구는 원하는대로 따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황 감독이 이강인과 직접 만나서 경기를 치른 건 2021년 6월에 있던 AFC U-23 아시안컵이 마지막이다.

 

무려 2년 넘도록 황 감독과 이강인은 함께 경기를 준비한 적이 없는 상황이다. 이강인을 어떻게 기용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원하는대로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합을 맞춘 것이 아니라 대회 도중에 선수가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PSG가 대승적인 결정을 해줬고, 이강인도 주전 경쟁을 다소 미루면서까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미 황 감독에 대한 여론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 기용법마저 흔들리게 된다면 더욱 분위기는 나빠질 것이다. 나아가서는 3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멀어질 것이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