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족한 김하성, 이제 골드글러브 기다린다? MLB.com “2루나 유틸리티 가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비록 팀은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김하성(28‧샌디에이고)에게는 원하는 곳을 향해 가기 충분한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공‧수‧주 모두에서 발전한 김하성은 이제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수비수 및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비록 체력 부담이 커진 9월 들어 타격 성적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김하성의 공격 성적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고 수치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은 15일(한국시간) 현재 141경기에 나가 타율 0.268, 17홈런, 58타점, 35도루, 80득점을 기록했다. 안타‧홈런‧득점‧도루에서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타점도 2개만 더 보태면 개인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도 118을 기록 중이다. 김하성의 2021년 이 수치는 72, 지난해는 106이었다. 지난해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왔는데 올해는 리그 평균보다 18% 더 좋은 수치를 찍으며 향상된 능력을 과시했다. 그런 김하성은 도루 부문에서는 내셔널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팀 공헌도가 높은 건 당연하다.
이제 관심은 김하성이 타이틀까지 차지할 수 있느냐다. 다가올 골드글러브 시상식이 관심을 모은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댄스비 스완슨(현 시카고 컵스)에게 돌아갔지만, 김하성이 최종 3위 내에 들었다는 것이다. 골드글러브는 SIS가 집계하는 수비 지표에 현장 관계자들의 투표가 합산돼 진행된다. 수치도 좋았고, 현장 평가도 좋았음을 의미한다.
사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유력한 수상 후보 이미지는 아니었다. 3위 내에 든 것이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2루수 부문, 혹은 지난해 신설된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서 모두 유력한 후보다. 시즌 내내 DRS나 OAA 등 수비 지표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고,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고 인식이 굳어졌다. 브랜드가 생긴 셈인데, 이는 투표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15일 올 시즌 뒤 샌디에이고의 4가지 스토리를 예상하면서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올해 부진한 성적과 별개로 샌디에이고의 팀 수비력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내야에서는 김하성이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외야에서는 기존의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자인 트렌트 그리샴은 물론, 외야로 전향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대활약을 선보였다.
MLB.com은 이 세 선수가 모두 골드글러브 수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김하성에 대해서는 ‘김하성은 2루에서 골드글러브를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최고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선정될 수도 있다’면서 ‘김하성은 주로 2루에서 뛰었지만 3루나 유격수 등 어디에서든지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면서 수상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쳤다.
김하성이 어느 쪽에서 경쟁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김하성은 올해 2루에서 777⅔이닝, 3루에서 245⅓이닝, 유격수에서 137⅓이닝을 소화했다. 팔방 미인이었다. 그러면서도 DRS에서 +13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수치인데, 여러 포지션을 옮겨다닌 공헌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수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
꼭 수상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김하성의 수비력은 이미 인정을 받고 있다. 언제든지 골드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김하성도 올해 자신의 활약이 꽤 만족스럽다. 팀 성적은 아쉽지만, 메이저리그의 긴 일정에 맞서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김하성은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시즌 내내 경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올해 내 숫자를 비교하면 더 많이 뛰었고, 더 많이 쳤으며, 훨씬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있다”면서 “그래서, 아직 여전히 힘들지만, 올해 정말 잘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 만족스러운 시즌의 끝에 골드글러브라는 근사한 타이틀이 기다린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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