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장한나 "30년 인연 스승, 이젠 셀카 찍는 친구죠"
9월 17일 전주·19일 대전·21일 경주
장한나는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주자의 길을 열어주신 마이스키 선생님, 연주자 삶의 시작점인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드보르자크, 지휘자의 삶에 불을 지펴준 베토벤 등 인생의 전환점이 된 세 분이 다 모였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마이스키는 "유일무이한 제자인 장한나와 함께 연주하게 되어 특별하고 기대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마이스키가 내한공연을 했던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한나는 "공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사인회를 할 때 동행했던 가족이 선생님에게 저의 연주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건넸고 2주 후쯤 선생님의 아내로부터 '마스터클래스에 초대하고 싶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마스터클래스에서 선생님은 10살 소녀에게 '악보는 음표가 전부가 아니다. 작곡가의 혼이 들어가 있다'는 깨우침을 주셨죠." 마이스키는 "30년 세월이 흘렀지만 처음 (장)한나의 연주를 들었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장한나는 "한국에서 선생님과 한 무대에 서는 건 11년 만이지만 해외에서는 지난 5월에도 협연했다"며 "해외에서 여러 차례 함께하면서 선생님의 해석과 추구하는 변화가 몸에 배었다. 11년 전 연주회에 오셨던 분들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선생님과 슈베르트 현악 5중주를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선생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지금은 틈날 때마다 셀카를 찍는다. 나이 들면서 선생님과 친구처럼 편한 관계가 된 것 같아 좋다"고 웃었다.
6살에 첼로를 시작한 장한나는 1993년 마이스키를 사사하기 시작했다. 1994년 제5회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만장일치로 우승한 후 전 세계 주요 콘서트홀과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는 등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2007년 정식 지휘자로 데뷔한 후 지휘에만 집중하고 있다. 2017년 9월부터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상임 지휘를, 지난해 9월부터 함부르크 심포니에서 수석 객원 지휘를 맡고 있다.
마이스키는 첼리스트가 아닌 지휘자로 포디움에 서는 장한나를 보며 "복합적인 심경"이라고 했다. "(지휘자의 길을 가기 위해) 첼리스트로서 커리어를 희생했지만 제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지휘자' 장한나에 대해서는 "음악을 향한 열정과 직관력, 지성 등 다양한 자질을 지녔다.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면서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보기 드문 지휘자다. 지휘자 활동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휘 일정으로 바쁘지만 장한나가 잠시 첼리스트로 돌아와서 협주곡을 연주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한나는 "오케스트라가 모일 수 없었던 팬데믹 기간 첼로 연습을 했는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스스로 첼로를 연주할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 말씀드리겠다"고 웃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9월 23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9월 24일)을 연주한다. 장한나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곡이지만 선생님이 추구하는 해석과 저의 해석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베토벤 5번 교향곡에 대해서는 "베토벤의 펄펄 끓는 열정과 삶에 대한 숭고한 힘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곡이다. 못잖게 뜨거운 디토오케스트라와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스키는 "원곡의 정신과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 음악의 예술성을 최대한 높은 경지까지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한나는 "악보 앞에서 한결 같이 겸손하고 음악 앞에서 한없이 낮아지는 선생님의 자세"가 30년간 스승을 꾸준히 존경하는 이유라고 했다. "음악 안에서 나를 찾는 건 끝이 없는 여정이에요. 어떤 형태로든 음악에 충실한 자세로 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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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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