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감사원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현 정부 감사 조작" 반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9. 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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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한 주만 더 마이너스로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국토부가 집값 통계 작성 기관에 애원하듯 압박하면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국토부가 최소 94차례 집값 통계에 개입했다고 하면서 이처럼 구체적인 대화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국토부는 부동산 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거나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부동산원을 더 강하게 압박했다"고도 했는데요, 감사원은 국가통계 조작 의혹이 있다면서 전 정부 참모와 관료 22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은 "감사 조작", "정치 쇼"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국토부 발언 공개

감사원이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를 감사하고 있는데요, 감사의 표적은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여부입니다.

감사 중간 결과를 오늘 공개하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토부 관계자들이 통계에 개입한 발언도 공개했습니다. 실제 대화를 입수한 것처럼 내용이 생생한데요, 감사원은 누가 한 말인지, 어떻게 대화를 재구성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보도자료에는 몇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요, 집값 통계와 관련해 2019년 6월 17일에 있었던 사례를 볼까요. 강남구의 집값이 오른 것으로 나오자 청와대가 "왜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요?"라면서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자 국토부가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하는데요,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한 주만 더 마이너스로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했다는 겁니다. 부탁에 가까운 압박이네요.

▶ 2019년 6월 17일, 청와대: 강남구 주중치(0.01) → 속보치(0.05)로 보고 받고, "왜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요?" 국토부와 부동산원 압박

▶ 당시 국토부: -"보합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 -"한 주만 더 마이너스로 조정해 달라고 해봐"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한 주만 더 마이너스로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부동산원 압박

▶ 부동산원: 서울(매매), 계 43회, -110백만 원 하향, (전) 0.00% → (후) -0.01%

- 감사원 보도자료

2018년 '9·13 대책'이 발표된 뒤 2019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상승 조짐이 나타나자 청와대가 집값 통계에 개입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습니다.
2020년 6월 20일에는 청와대와 국토부가 구체적인 주택 가격 상승률 수치까지 정해 준 정황이 있는데요, "안 되면 전주(0.06%)에라도 맞춰주세요"라는 등의 발언도 공개됐습니다.
 
▶ 2020년 6월 20일, 청와대: 6·17 대책 발표 후 주중치가 높게 나오자, "전주보다 올라가면 안 될 텐데, 확인해 보라" 발언

▶ 당시 국토부: -"서울 최소 0.05% 나와야 합니다", -"안 되면 전주(0.06%)에라도 맞춰주세요" 부동산원 압박

▶ 부동산원: 서울(매매), 계 62회, -150백만 원 하향, (전) 0.07% → (후) 0.06%

- 감사원 보도자료

감사원은 "당시 청와대와 국토부는 전주 변동률보다 낮게 나오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부동산원의 통계 조작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서울 매매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19년 6월 이후 국토부는 부동산 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거나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부동산원을 더 강하게 압박했다"고 했습니다.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는 표현까지 감사원이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감사원이 정확한 근거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전임 정부, 최소 94차례 집값 통계에 영향력"

시민단체 출신인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질책성 발언도 공개됐습니다. 2020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이 11%'라고 주장하자 경실련이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었는데요, 그때 김 전 실장이 국토부에 한 말이라고 합니다. 


김 전 실장이 "적극적으로 감정원(한국부동산원)의 우수한 통계를 홍보하세요. 경실련 본부장이 날뛸 때 강하게 반박하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소극적으로 합니까"라고 따졌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입니다.


정권 후반부인 2021년 6월에는 국토부 고위직이 있는 카카오톡 방에 "차관님 생각은 이 정권의 명운이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달려 있다. 지금도 오르는데 두 배로 올리면 현 정부는 실패한 정부가 된다"라는 대화도 있었다고 합니다.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최소 94차례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보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때 주중치보다 속보치와 확정치가 높게 보고되면 사유를 보고하라고 압박하거나, 주중치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습니다.

이 같은 유출·조작이 후임 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정책실장 재임 때까지 계속됐다고 감사원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감사원은 "통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조사 과정에 입력한 표본값을 사전 보고 뒤에 다시 건드리는 것은 분명한 통계법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부동산 통계의 경우 2017년 5월 이후 5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을 한국부동산원은 19.5%로 집계했지만 KB부동산이 계산한 상승률은 62.2%에 달할 정도로 괴리가 컸습니다. 부동산값 폭등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수치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당시에도 제기됐는데요, 감사원 감사는 그런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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