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민영화 반대'…'1.2兆 적자' 코레일의 정치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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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3년10개월 만에 총파업에 들어가며 우선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구사항은 수서~부산 구간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고속철도 KTX를 투입해 달라는 것이다.
KTX를 수서~부산 구간에 투입해야 한다는 철도노조의 요구는 지난 1일 SRT 노선이 경전·전라·동해선으로 확대되면서 경부선 주중 운행이 축소된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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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시달리는 코레일
지난 3년간 적자 2.8조 달하는데
임금인상·4조 2교대 확대도 요구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3년10개월 만에 총파업에 들어가며 우선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구사항은 수서~부산 구간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고속철도 KTX를 투입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10년 이상 지속돼온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의 철도 경쟁체제 근간을 흔들겠다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석된다.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레일 노조인 철도노조가 서비스 경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보다 수서~부산 알짜 노선을 나눠 갖자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조, SR 출범 때부터 반대
KTX를 수서~부산 구간에 투입해야 한다는 철도노조의 요구는 지난 1일 SRT 노선이 경전·전라·동해선으로 확대되면서 경부선 주중 운행이 축소된 데서 비롯됐다. 국토교통부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SRT 수서~부산 노선을 축소하면서 지역 갈등과 열차 대란을 유발했다는 게 노조의 논리다.
철도노조는 더 나아가 수서역 기반 SRT와 서울역 기반 KTX의 분리 운영을 ‘철도 민영화’를 위한 수순으로 보고 민영화 반대를 강조하고 있다. 노조는 KTX와 SRT 통합 운영을 위한 사회적 분석기구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고까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논쟁은 코레일이 독점하고 있던 국내 철도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SR을 설립했던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3년 철도 운영의 다원화와 효율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SR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2월 운영을 시작했다. 철도노조는 당시에도 이를 철도산업의 민영화 시도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2016년 첫 운행을 시작한 SRT는 운송 서비스 개선, 요금 차별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KTX도 이를 일부 받아들이며 서비스가 개선되기도 했다.
○수천억원 적자인데 임금 인상 요구
노조의 ‘철도 민영화’ 주장에 대해 국토부는 “철도 민영화를 검토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정부는 지난 7월 사학연금(31.5%), 기업은행(15%), 산업은행(12.5%) 등이 나눠 갖고 있던 SR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분 59%를 확보한 최대주주가 됐다. 2대 주주는 41%를 보유한 코레일이다. 정부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SR의 공공성은 더 강화됐음에도 철도노조는 민영화를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KTX와 SRT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해 말 논의가 끝난 사안이다. 철도 경쟁체제의 평가를 위해 코레일과 SR, 국가철도공단의 노사 대표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현재의 경쟁체제를 유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철도노조는 경쟁체제를 거부하고 다시 통합을 위한 불씨를 살리려고 하는 상황이다.
철도노조의 파업 명분 가운데 월 임금 29만2000원 정액 인상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의 재정 상황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요구다. 코레일은 932억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코로나19와 방만 경영으로 인해 지난 3년간 2조7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3년 동안 누적될 적자도 1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기순손실은 올해 3929억원에서 내년에 5395억원으로 치솟은 뒤 2025년 2765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4조 2교대 전면 시행’을 도입하려면 철도 안전 관리체계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문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만큼 그 이후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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