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이 통신 3사 CEO와 첫 만남서 꺼낸 그 말

안하늘 2023. 9.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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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새 방송통신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진 통신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통신 시장을 향해 '이권 카르텔'이라고 한 데 이어 새 방통위원장 역시 이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확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이 통신사 CEO들과 첫 만남부터 이권 카르텔을 꺼낸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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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 카르텔' 재차 언급하며 통신비 인하 압박
정부의 통신 경쟁 촉진 기조 이어갈 것
마케팅 비용 아낀 통신사들은 '긴장'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동관 위원장, 김영섭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방통위 제공

이동관 새 방송통신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진 통신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통신 시장을 향해 '이권 카르텔'이라고 한 데 이어 새 방통위원장 역시 이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확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통신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할 강력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그동안 방통위원장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상견례는 위원장이 서울로 올라와 만남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날은 과천에서 열린 만큼 3사 대표가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통신사를 상대로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과천으로 통신 3사 CEO 부른 이동관 위원장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이동통신 3사 대표이사와 첫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 위원장은 이날 첫마디로 "국민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통신 산업은 오랜 기간 과점 체제로 운영되면서 일각에서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고가 요금제·고가 단말기 위주의 판매 정책으로 우리나라 통신비가 국제적 수준에 비추어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며 "단말기 가격과 통신 서비스 요금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국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 위원장은 △안전한 디지털 이용 환경 조성 △이용자 불편 해소 △불공정행위 규제 및 이용자 권익 강화 등 방통위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들에 대해 통신사 대표들과 의견을 나눴다.


통신사 경쟁 막은 단통법 손볼까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앞의 모습. 뉴시스

이 위원장이 통신사 CEO들과 첫 만남부터 이권 카르텔을 꺼낸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단말기 등 통신장비 비용과 순수 통신 요금을 연동한 현행 가계통신비를 분리·고지하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단말기 가격과 통신 요금 인하를 동시에 노리겠다는 의도다. 다만 이를 나눠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기업들에 큰 정책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방통위가 추가적으로 통신 3사가 마케팅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 대리점 판매점주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통법은 이용자 차별금지가 주요 목적이어서 시장의 자유경쟁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아예 이 위원장에게 단통법 폐지를 건의한 바 있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선 이로 인해 과거 보조금 경쟁이 부활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단통법 이전에는 통신사를 이동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높은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공짜폰'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혜택이 일부 가입자에게만 차별적으로 제공된다는 이유로 차별적 할인을 금지한 내용의 단통법이 2014년 도입됐다. 이후 스마트폰 보조금 등으로 쓰이는 마케팅 비용은 꾸준히 줄어들었고 통신사들의 실적은 좋아졌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권 실세로 꼽히는 인사가 위원장으로 임명된 만큼 앞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차세대 기술 투자에 많은 비용이 필요한 시점에서 마케팅 과열 경쟁이 재현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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