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 70% 줄어…철도파업 피해 '눈덩이'

최예빈 기자(yb12@mk.co.kr),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2023. 9.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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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재고로 버티지만
파업 계속땐 더 큰 피해"
주말 앞두고 운행차질 계속
"결혼식·여행도 못 갈 판"
시민들 불편 잇따라 분통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둘째 날인 15일 산업 현장 곳곳에서 물류 배송 차질이 발생하며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주말을 앞두고 여행·나들이 열차편이 취소되면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국의 열차 운행률이 오후 3시 기준으로 평상시의 70.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애초 운행해야 할 열차 846대 중 594대만 운행하고 있는 셈이다. 열차 종류별로 보면 수도권전철 76.1%, 고속철도(KTX) 68.4%, 여객열차 59.8%, 화물열차 22.8% 등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날 대체인력을 투입해 기존 비상계획에 비해 102.2%의 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전철의 경우 출근 시간대(오전 7~9시)와 퇴근 시간대(오후 6~8시) 운행률을 각각 평상시의 90%, 8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이날 출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92.3%였다. 국토부는 파업 첫날인 14일부터 백원국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화물열차 운행률이 급격하게 줄면서 산업계는 벌써부터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물류의 약 20%를 철도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가 대표적이다. 충북 제천과 단양에 있는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는 철도를 통한 시멘트 출하가 평소보다 70∼90%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아직은 전국 시멘트저장소의 재고를 푸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전체 출하량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파업 등 비상사태 발생 시 파업 기간과 상관없이 철도 운송을 통한 시멘트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파업 종료를 촉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평상시 시멘트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하루 25회, 운송량은 약 2만6000t이지만 파업 1일 차였던 전날 운행 횟수는 5회로 줄고 운송량도 20% 수준인 5200t으로 감소했다.

철도노조는 우선 제1차 총파업으로 14일 오전 9시∼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철도노조가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제2차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만큼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철도노조가 2016년 9월부터 11월 초까지 72일간 파업했을 당시 시멘트 업계는 약 712억원(물량 기준 86만t)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으로 시민들의 발이 묶이면서 주말 약속이 난감해진 사례도 속출했다. 결혼식을 앞둔 이 모씨(32)는 지방에서 친척들이 기차를 타고 올 예정이었으나 열차가 취소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씨는 "부산에서 친척 어르신들이 열차를 타고 올라오실 예정이었는데, 열차가 취소됐고 다른 교통편을 알아보고 있는데 여의치가 않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부산에 사는 김 모씨(50)는 이번 주말 가족 모임을 취소했다.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이 표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 저녁에 가족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아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결국 포기하고 내려오지 않기로 했다"며 "어떻게 내려오더라도 주말에 다시 상경하는 표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해 그러면 다음에 보자고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종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간 조 모씨(30)는 예매해둔 KTX 승차권이 파업 여파로 취소되면서 주말 약속을 미룰 뻔했다. 조씨는 "KTX 애플리케이션 예매창을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해 입석표지만 겨우 구했다"며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앱을 통해 취소 표를 구하겠지만, 어르신들이 부산역 승차권 변경·반환 창구에 한참이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봤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 / 박동민 기자 / 송광섭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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