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북·중·러' 대치 속 '역대급'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3. 9. 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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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통령 주관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2025년부터 국제행사로 확대
북·러 정상회담 직후 열린 재연행사…中 언론은 '연합훈련 판단'
인천시 "재연행사는 연합훈련과 성격 달라"…중국과 관계 회복 노력도
15일 인천 중구 팔미도 인근 해상에서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 제공


미·중 갈등과 북·러 정상회담 등으로 세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15일 역대 최대 규모로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열려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첫 대통령 주관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2025년부터 국제행사로 확대


국방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인천항 수로에서는 인천상류작전 전승기념식과 재연행사가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해군의 1만 4천 톤급 수상함인 마라도함과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 호위함 인천함, 군수지원함 처지함,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 고속정 편대, 해양경찰 경비함 3005호 등 역대 최대 규모 함정이 동원됐다. 행사에 참여한 장병도 3300여 명에 이른다.

외국 함대인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 캐나다 해군 호위함인 밴쿠버함 등도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1960년부터 개최된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를 현직 대통령이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승식에서 "공산주의 세력과 그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들은 허위 조작과 선전 선동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참전 용사들의 희생으로 이룩한 승리를 기억하고 계승해 (적의) 어떠한 위협도 결연하게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2025년부터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를 정상급 국제행사로 격상해 치르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 등 한국전쟁 참전 8개국 정상을 초청하는 등 프랑스 노르망디상륙작전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북·러 정상회담 직후 열린 재연행사…中 언론은 '연합훈련 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들어간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매년 '9월15일'에 열리는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올해는 공교롭게도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에 열리면서 주목받았다. '한·미·일'과 '북·중·러' 대치 구도가 점점 뚜렷해 지는 상황에서 국제전 성격을 띤 한국전쟁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이었던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것이다.

북·러 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군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직후 러시아 정부는 "(북·러) 양측은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었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이후 북·러 정상회담 다음 날이자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 전날인 14일 힌·미·캐나다 해군은 충남 태안 서해상에서 다자간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군 항공모함급 함정이 서해로 진입한 건 연평도 포격전 등이 발생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중국 현지 언론 역시 미국·캐나다 함정의 인천상륙 적전 행사 참가를 '한미연합훈련'으로 판단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지난 5일 보도에서 "미 해군이 중국 북부 해안에서 10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와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표 군사 전문지인 스타스앤드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지는 지난 6일 아메리카함의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 참가 소식을 전하면서 "주한미군 대변인은 작전 안보 문제로 인해 특정 선박의 이동에 대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이번 재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인천시 "재연행사는 연합훈련과 성격 달라"…중국과 관계 회복 노력도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행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군사훈련이 아닌 안보와 평화를 위한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1일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유사시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한 군 작전 훈련"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해 안보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는 (연합훈련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행사에 대한 중국 쪽 민감한 반응과는 별개로 오는 19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주한 중국대사관과 공동으로 '2023 인차이나포럼 국제콘퍼런스' 여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 행사에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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