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상장 대박…손정의 7년만에 웃었다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2023. 9.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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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첫날 25% 급등
위워크 투자 실패 만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이 2016년 투자한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의 상장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손 회장의 베팅이 결실을 맺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ARM은 공모가 51달러보다 25% 급등한 63.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가 이미 56달러로 시작한 ARM은 장중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종가 기준 기업가치가 650억달러(약 86조원)에 달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당초 목표했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ARM을 2016년 310억달러에 인수했다. ARM 상장이 성공을 거둔 것은 현재 인공지능(AI) 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AI 챗봇 챗GPT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올해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ARM에도 기대를 걸었다. ARM은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더 잘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ARM은 역사상 가장 널리 보급된 반도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컴퓨팅·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왔다"며 "세계 인구의 70%가 ARM 기술에 의존하고 있고 ARM은 모든 디바이스에서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당초 ARM은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가치를 받지 못해 기업공개(IPO)가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가 전체 주식의 10%만 상장시켜 대주주로 남고 삼성전자, 애플, 엔비디아, 인텔, TSMC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손정의 회장은 2019년 위워크 투자 실패, 2021년 ARM의 엔비디아 매각 실패 등으로 명성에 금이 갔다. 하지만 이번에 ARM이 성공적으로 상장에 성공하면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손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AI의 열렬한 신봉자"라며 "지금 인류는 인간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처음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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