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비데로 '괴짜 노벨상' 받았다
한국인으론 다섯번째 수상
대변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스마트 비데'를 개발한 한국인 연구자가 올해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았다. 이그 노벨상은 괴짜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으로, 진지하고 엄숙한 노벨상과 달리 기발하고 웃기지만 학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연구들에 수여한다. 한국인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미국 하버드대가 격월로 발간하는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15일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비뇨기의학과 연구원을 올해 이그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이 개발한 스마트 비데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변기 안쪽을 향하고 있는 이 카메라는 사람이 비데에 앉아 대변을 보고 일어설 때까지 0.5초 단위로 사진을 찍는다. 대변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준다. 암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같은 질병의 징후를 찾아낸다.
소변 역시 분석이 가능하다. 소변의 속도와 양, 색 등을 분석해 체내 포도당이나 적혈구 같은 물질도 감지할 수 있다. 또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특징을 지닌 항문을 분석해 사용자도 식별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미국 코넬대에서 응용물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스마트 비데를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 비데를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에는 스타트업 '카나리아'도 창업했다. 박 연구원은 "스마트 비데는 하나의 의료기기"라며 "감염병 발생을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해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제정된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처럼 여러 과학 부문상에 더해 생태상, 수학상 등도 수여한다. 박 연구원이 받은 부문은 공중보건상이다. 사람의 두 콧구멍에 있는 털의 수가 같은지를 탐구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과학자들이 의학상을, 한 사람이 위를 쳐다볼 때 다른 몇 명이 함께 위를 보는지를 연구한 미국 밴더빌트대 과학자들이 심리학상 등을 받았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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