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검찰, 재판 고의지연에 조합원 고통"…檢 "전혀 관련 없어"

경찰이 7일 오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 제주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2023.4.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채용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설노조 전·현직 간부 3명에 대한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뒤늦은 추가 증거 제출로 재판을 고의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제주지부와 노조 측 고부건 변호사는 15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이 기소 당시 제출 가능했던 증거들을 뒤늦게 제출해 구속 피고인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지검은 지난 7월 3명을 구속기소하면서 8월 22일로 지정된 1회 공판기일을 앞두고 무려 4000여 쪽에 달하는 증거를 신청했다"며 "그런데 검찰은 공판기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추가증거를 제출해 제대로 재판을 준비할 수 없었고, 재판부에 소명해 9월 14일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회 공판기일이 지난 후 검찰은 무려 60여개, 총 400여 쪽의 추가 증거를 제출하며 무엇을 입증하려는 증거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추가증거는 대부분 건설노조의 회의록 등 내부자료였고, 해당 자료의 어떤 부분을 문제삼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지난 14일 공판에서도 재판부에 검사가 입증 취지를 밝히지 않아 증거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없다고 소명해야만 했다"며 "결국 이날도 사실상 진행된 재판이 없고, 피고인들은 다음 공판 기일은 10월24일까지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검찰의 추가증거는 대부분 압수물로서 기소되기 한참 전에 확보한 증거들로, 기소 당시에 얼마든지 제출할 수 있었다"며 "툭하면 피고인들이 재판을 지연시킨다고 비난해온 검찰이 결국 건설노조원들을 상대로 끝모를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재판 지연과 추가 증거 제출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주지검은 "추가 증거신청시 입증 취지를 기재했고, 추가 증거 또한 이미 제출한 사본 자료의 원본으로 재판 지연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앞으로도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의자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수년간 조합원들의 채용을 강요하고, 노조 전임비 및 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