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다 중국인 돌아오는데…하강비행 중인 항공주, 왜?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9. 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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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모습. [출처 : 연합뉴스]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에다 중국 단체관광 허용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주가는 내림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반짝 해외여행 수요가 잦아들면 고공행진 중인 운임이 내려올 것이란 피크아웃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데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120원(1.04%) 오른 1만1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 주가는 올해 들어 21.61%나 떨어졌고 이번달에도 9.88% 하락했다. 전날 장중 제주항공은 1만1460원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른 LCC주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진에어도 이날 장중 1만2300원으로 연중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초 대비로는 -24.80%, 월초 대비로는 -5.64%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역시 월초 대비 3.38%, 0.66% 하락 중이다.

올해 들어 강하게 불고 있는 해외여행 러시를 생각하면 LCC주들의 주가 부진은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여진다. 지난 8월 국제선 여객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8월의 82% 수준까지 회복했다. 6월 72%, 7월 80%, 8월 82% 등 완연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8월 여객기 운항편수는 2019년 동월 대비 77% 수준에 그쳤다. 운항편당 여객수가 증가하면서 운임은 코로나 이전보다 30~40%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도 LCC들은 상당한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Fn가이드 기준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688억원, 566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616억원, 진에어는 170억원의 적자가 났었다.

실적 피크아웃 우려는 다소 완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LCC들의 실적 개선의 핵심 지표인 운임이 올 연말로 갈수록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여객기 공급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좌석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단체관광객의 국내 관광을 허용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지난달 일본 노선 여객수는 2019년 동월 대비 116%, 미국 노선은 101%로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노선은 여전히 52%로, 타 지역에 비해 여객 회복세가 현저히 더디다.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연말까지 중국 관광객이 LCC의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이달 말부터 6월초까지는 6일간의 추석 연휴에다 한글날 연휴가 대기 중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동남아 여행 성수기인 연말에도 성탄절과 새해 1월 1일이 일요일과 붙어있어 해외 출국 수요 전망도 밝다.

관건은 국제유가다. 지난 5월 말 배럴당 68.59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현재 88.52달러로 석달 반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탓이다.국제유가가 오르면 항공사의 실적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지난 2분기 제주항공의 영업비용 3492억원 가운데 1100억원이 연료유류비였을 정도로 항공사 실적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비행기 티켓이 더 비싸지는 상황에서도 해외여행 수요의 증가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항공주가 부진한 것은 수요의 피크아웃 우려에 더해 유가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면서 “8월 여행 소비심리지수는 팬데믹 이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컨슈머인사이트에서 조사하는 해외여행 계획 비율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금의 공급부족 환경에서는 유가와 금리 상승부담 역시 운임에 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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