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물어뜯으면 손가락 다 자른다" 세 딸 무차별 학대한 아버지

쌍둥이 자매 "12년간 신체적·정서적 학대 父 처벌" 호소도
항소심서 집행유예 감형…토사물 먹인 계모도 집유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쌍둥이 딸과 이복 자녀를 10년 넘게 무차별적으로 학대한 재혼 부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평호)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A씨(53)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전남 나주와 경기도 안산 등에서 3명의 자녀를 7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2010년쯤 고작 6살이던 B양의 손을 스케치북에 올려놓고 "손톱을 계속 물어 뜯으면 손가락을 다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또 쌍둥이 자매인 B양과 C양이 12살이던 2016년엔 무릎을 꿇리고 회초리로 온 몸을 때렸다.

이들 자매가 이복동생인 D양의 옷을 빨래통에 넣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21년엔 C양이 이복동생인 D양에게 음식을 나눠주지 않는다며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무릎을 꿇고 있는 허벅지를 수차례 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는 "음식을 나눠주지 않는 건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하며 이같은 일을 벌였다.

A씨는 '코를 계속 푼다'는 이유로 D양의 머리채를 붙잡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이후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고, B양 등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인 피해 아동 3명들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아동학대범죄는 엄벌할 사회적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양육태도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으로 약 4개월간 구금 생활을 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쌍둥이 자매의 계모이자 D양의 어머니 E씨는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쌍둥이 자매에게 토사물을 먹이고 옷을 벗겨 집에서 내쫓는가 하면, 회초리로 폭행을 가하는 등 5차례의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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