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을 멈춰라” 하나 된 손발[금주의 B컷]
화창한 아침, 귓가엔 파도 소리가, 코끝엔 바다 냄새가 맴돌았다.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막을 얼마간 오르자, 산 너머로 이어지는 터널입구에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지난 12일 기습시위를 예고한 기후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강원 삼척블루파워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았다. 시위를 앞둔 현장엔 긴장감이 흘렀다. 차량출입이 잠시 잦아들자, 안전모를 쓴 활동가 몇이 도로로 뛰어나가 차단봉을 설치했다. 경광봉을 든 이는 터널에서 나오는 공사 차량을 막아섰다. 또 다른 활동가는 도로에 사다리를 펼친 채 올라섰고 아래쪽에 있는 이는 쇠사슬로 자신의 팔과 사다리를 묶었다.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자, 확성기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오는 20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녹색연합·기후정의동맹·환경운동연합·청년기후긴급행동·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에 소속된 활동가들이 공사 중인 화력발전소 앞에서 ‘비폭력 직접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기후위기의 가장 직접적이고 주요한 원인은 바로 화석연료 산업으로, 지금 우리는 위기를 가속하는 석탄발전소를 계속 건설하면서 성장과 이윤만을 좇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우리의 행동은 위기를 가속하는 화석연료를 향한 길을 잠시나마 막고, 책임을 물으며 새로운 전환의 길을 만드는 행동”이라며 시위의 이유를 밝혔다.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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