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빅3' 첫 동시파업···"주당 최대 5억弗 수익 감소"

UAW "4년간 임금 40% 올려라"
3개주 공장서 1만2700여명 참여
픽업·SUV 등 고수익모델 생산 차질
대립 장기화 땐 총파업 배제 못해

[서울경제]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위치한 포드 브롱코 조립공장 인근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이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사상 첫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UAW는 광범위한 총파업은 일단 보류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노사가 임금 인상과 관련해 새로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동차 전방위에 걸쳐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3대 업체 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미시간주 웨인에 위치한 포드 브롱코 조립 공장과 오하이오주 털리도에 있는 스텔란티스 지프 조립 공장, 미주리주 웬츠빌의 GM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조립 공장에서 일하는 총 1만 2700명의 노동자가 참여한다. 파업 대상 차량들은 개별 기업에서 수익성이 좋은 모델로 꼽히는 만큼 제조사가 받을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 기관 콕스오토모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털리도의 스텔란티스 공장이 일주일간 가동을 중단할 경우 회사의 매출이 3억 8000만 달러 이상 감소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3대 제조사 소속 노동자가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UAW 설립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UAW 파업은 단일 자동차 제조 업체만을 겨냥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물가 폭등으로 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이 쪼그라든 데다가 지난 4년간 빅3 제조사 경영진의 보수 증가 폭이 노동자들의 임금 증가분에 비해 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유례없는 규모의 파업을 촉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UAW는 “지난 4년 동안 경영진의 보수가 증가한 만큼 향후 4년간 40%의 임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포드와 GM은 20%, 크라이슬러 모회사 스텔란티스는 17.5%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UAW는 이를 거부했다.

UAW와 빅3 제조사 간 대립이 길어질 경우 전면 파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날 페인 회장은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행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UAW의 전면 파업 시 빅3 각 사마다 일주일에 약 4억~5억 달러의 수익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UAW의 파업에도 제조사들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드는 이날 파업 직전 성명에서 “UAW의 제안은 미국 내 인건비를 두 배로 늘릴 것이고 이는 테슬라 등 경쟁사에 대한 포드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GM도 “UAW의 제안으로 GM 전체 가치의 두 배가 넘는 1000억 달러의 비용이 예상되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