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연이틀 크림반도 공격…“방공망 무력화 뒤 미사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3일(현지시각) 미국 위성영상업체 블랙스카이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자리한 러시아 해군 조선소가 피해를 입었음을 알 수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이틀 연속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 중인 크림반도를 공격했다. 전날 이곳에 주둔 중인 러시아 흑해 함대를 공격한 데 이어 이번에는 크림반도 서부 방공 체계까지 겨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14일(현지시각) 새벽 크림반도 서쪽에 있는 예프파토리야 마을 인근 러시아 방공 체계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방공 시스템의 레이더와 안테나를 타격해 대공 탐지 능력을 무력화한 뒤 우크라이나산 넵튠 순항미사일 두 발을 쐈다고 주장했다. 예프파토리야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있는 세바스토폴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군 방공 체계로 우크라이나 드론 11대를 격추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크림반도 남서부 지역에서 러시아 순찰선 두 대를 공격해 “확실한 피해”를 입혔다고도 주장했다. 안드리 유소우 우크라이나 군 정보부 대변인은 공격 대상이 된 러시아 순찰선이 “세르게이 코토프호”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해상 드론 5대가 동원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격퇴했다고만 할 뿐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온라인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해상 드론이 한 선박을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남부 전선에서 넉 달째 진행 중인 대반격 작전이 러시아군의 강력한 방어선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 흑해 인근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에 주둔 중인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의 대형 상륙함과 잠수함과 조선소까지 공격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흑해 함대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미사일을 퍼붓자 적극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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