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억에 팔린 강남아파트, 호가는 36억…도대체 어느 가격이 맞나요? [부동산360]

2023. 9. 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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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해당 매물을 올려놓은 중개업소들을 직접 방문해보니 생각했던 매물 가격 대비 수천만원 저렴한 경우부터 1억원 이상 낮은 19억원대 매물도 존재했다.

B씨는 "실제 중개업소를 돌아보니 호가는 실거래가가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있는 매물이 전반적으로 실제 매물가격보다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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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실거래가 격차 수억원 차이나기도
매도희망가격보다 비싸게 호가 등록 多
지난달 27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 서울 송파구의 A아파트를 매수하려고 알아보고 있는 B씨가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확인한 전용 84㎡ 가격은 21억~22억대였다. 그러나 막상 해당 매물을 올려놓은 중개업소들을 직접 방문해보니 생각했던 매물 가격 대비 수천만원 저렴한 경우부터 1억원 이상 낮은 19억원대 매물도 존재했다. B씨는 “실제 중개업소를 돌아보니 호가는 실거래가가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있는 매물이 전반적으로 실제 매물가격보다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주택 매수 시 ‘손품’을 파는 수요자들이 많아졌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 확인한 매물 가격과는 격차가 큰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시세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 더불어 호가와 실거래가도 수억원 차이나는 경우도 있어 전문가들은 실제 가격을 파악하기 위해선 ‘현장이 답’이라고 제언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C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말 7억95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같은 타입 비슷한 층 매물 호가는 9억2000만원~9억5000만원이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시세는 7억2000만원~8억1000만원 선인데 이보다 1억 이상 높은 가격이다.

서울 양천구의 D아파트 전용 64㎡도 이달 초 최고가인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네이버 부동산에 같은 타입, 같은 층 매물이 18억5000만원, 20억원 등의 가격에 나와있다.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강남 일대에선 최근 실거래가와 호가 간 격차가 4억원 가까이 나는단지도 있다. 강남구 E아파트 전용 122㎡는 이달 초 32억 초반대에 팔렸는데,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매물 호가는 35억~36억원이다. 또다른 강남 F아파트는 전용 114㎡가 지난달 중순 35억7000만원에 팔렸는데 해당 거래보다 낮은 층의 매물을 네이버 부동산에 40억원에 내놓은 집주인도 있었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앞을 지나는 시민이 시세 게시판을 보고 있다. [헤럴드DB]

이렇듯 실거래가와 호가 격차가 있고, 온라인 매물 호가와 실제 중개업소에서 확인한 가격이 다른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건 집주인들이 가격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매도희망가격보다 더 비싸게 호가를 설정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으레 팔고자 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높은 금액에 파는 것을 원하는 만큼 비싼 가격에 내놔도 살 사람이 있으면 그 가격에 팔고, 아니라면 본인이 생각해둔 매도희망가격까지 조정해주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을 등록하는 게 몇천원에 불과해 종종 친분이 있는 집주인 요청이 있으면 시세 대비 많이 비싼 가격에도 매물을 올려주기도 한다”며 “그렇게 올려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단지에서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주민들이 온라인 중개 플랫폼에 저렴하게 매물을 내놓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 아파트 소유주는 “가격을 낮게 내놓으면 커뮤니티나 카페에 ‘이런 건 누가 올리는 거냐’고 비난글이 엄청 올라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안양시 평촌의 한 아파트에선 전용 59㎡ 매물이 최고가 대비 3억원 이상 낮게 팔리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도자 신상 공개 현수막이라도 걸어야 한다’, ‘본인이 급하다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 등의 반응이 잇따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시세와 관련해 “온라인 매물 호가와 실제 가격은 항상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유주는 최고가 이상 가격에 내놓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매수인은 사려고 하지 않으니 현장에 가면 가격은 조정된다”며 “무조건 현장 탐방을 해야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개업소도 한 곳만 보는 것이 아닌 적어도 세 곳 이상은 돌아봐야 시세 비교 분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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