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 "러·벨라루스, AG 참가 불발…파리올림픽 보이콧 안 해"(종합)
"1980 모스크바·1984 LA 반쪽 올림픽…부정적 역사"
"국제대회 못 나간 선수에 경제적 보상 제공할 것"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결국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언했다고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가 보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국제대회에 1년 넘게 참가하지 못하고는 실정에 자국 선수에게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회 23일 개막…이제는 참가 가능성 없다"
지난 1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유럽 국가인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아시안게임에 초청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OCA 회원국도 아니어서 당시 우려의 시각이 제기됐다.
포즈드냐코프 위원장은 "오는 23일 대회가 시작하는데 초청장이 벨라루스나 ROC에 오지 않았다. 이제는 참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OCA는 아시아 대륙에서 대회에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이 주제는 모든 사람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라며 "연초에 도달한 모든 합의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지도부의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유를 짚었다.
1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 누리집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두 국가 선수는 선수 등록이 돼 있지 않다.
"파리 올림픽서 각 선수가 도덕적 판단해 선택해야"
포즈드냐코프 위원장은 러시아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올림픽을 보이콧하는 것이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믿는다"라며 "1980~1984년 선수가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정치적인 보이콧이 있었던 부정적인 역사가 있다"고 했다.
냉전 시대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의 대립 구도 심화 아래 1980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각 진영만 참가하는 반쪽짜리 올림픽으로 전락했다.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다다르면서 진영 갈등에 따른 반쪽 올림픽은 마침표를 찍었다.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각 선수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도덕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은 다음 해 7월26일~8월11일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다.
"국제대회 못 나간 선수에게 수백만원 보상할 것"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불발을 발표하면서 ROC는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자국 선수를 향한 보상안을 내놨다.
포즈드냐코프 위원장은 "ROC가 국제 대회에서 경쟁할 기회를 박탈당한 선수에게 재정적으로 손실을 보상할 것"이라며 "초안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초안은 다음 달 5일 ROC 집행위원회 승인을 위해 제출됐다"고 공지했다.
이어 "러시아 올림픽 팀 구성원, 이전에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올림픽 선수, 계속 경쟁에 나서지만, 세계선수권대회 수준의 국제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했거나, 도덕적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 선수에게 보상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뒤 여전히 경력을 이어가는 선수는 일회성 보상을 받는다"면서 "올해와 내년 초에 우리는 올림픽에서 보여준 스포츠 결과에 따라 50만 루블(약 685만원), 35만 루블(약 479만원), 25만 루블(약 342만원)의 하계 스포츠 종목 보상을 지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올림픽 팀 모든 구성원은 15만 루블(약 205만원)을 추가로 받는다"라며 "사회적 지원의 하나로, 이 같은 보상을 지급할 준비가 돼 있다. 2025년에도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동계 스포츠 올림픽 선수에게도 비슷한 보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대회 참가 모두 막혀…OCA 의지에도 아시안게임까지 불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체육계에서 고립된 상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올림픽위원회(EOC) 등을 통한 국제대회 진출이 막혔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자 아시아가 이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1월 OCA는 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500명을 초청하겠다는 내용을 45개 회원국에 통보했다. IOC도 지난 3월 군과 무관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중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선수는 중립국 자격으로 국제대회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OCA 총회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중립국 자격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참가를 500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OCA는 아시아 회원국의 반발을 의식해 두 국가 선수에게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에 따른 메달과 순위는 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참가 선수는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서 참가 기념 메달만을 받기로 했다.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쿼터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부상하자, 두 국가는 아시안게임 참가를 두고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두 국가의 아시안게임은 최종 무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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