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계욱 지엔씨이십일 대표 “지역 매력 알리려 지구 37바퀴 발품”[인터뷰]
지역경제·도시 브랜드 상승 도모
완주 해골바위, ‘옥천 할슈타트’ 등 발굴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대한민국 구석구석 지역관광 개발홍보 워킹그룹을 이끌고 있는 전계욱 ㈜지엔씨이십일 대표는 대기업에서 일하다 여행에 꽂혀, 20년 간 지방의 보석 같은 관광지와 미식을 발굴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려온 국내 관광 개척자이다.

1000여명의 인플루언서·리포터·블로거들과 협업, 동행하며 새로운 관광자원들을 공유하는 관광 커뮤니케이션의 허브역으로서 역할을 하는 그를 최근 헤럴드경제가 만났다.

지구 37바퀴 발품, 6만개 콘텐츠

그는 지난 20년간 한 해 평균 8만여㎞씩, 모두 합해 150만㎞를 다니며 전국을 누볐다. 지구 37.5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다. 그간 3000여건의 기행문을 비롯해 6만여개 여행 콘텐츠가 전 대표·지엔씨이십일의 발굴과 알림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새롭게 발굴되거나 새 단장을 마친 ‘전계욱 표’ 관광지는 유명세를 타면서 국민 힐링의 폭을 넓혔다. 6만개의 콘텐츠 중에는 영어,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버전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계욱 지엔씨이십일 대표

그리고 한곳에 좋은 것이 알려지면 다른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났다. 여름철 물총싸움(워터밤) 붐, 팜파스 식재 붐, 트릭아트 붐, 출렁다리 붐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관광은 종합예술”이라며 “국민 힐링,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예술 향유이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특산물과 미식 체험을 시켜주니 물류비가 들지 않는 지방유통산업의 캐시카우이며, 향토사학자들의 생생한 고증에 기반한 역사 다시 쓰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해 자부심을 높이는 게 자신의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5% 비중 관광산업이 한국의 매력 100% 알린다

전 대표는 “지방 매력을 발굴해 알리는 것은 단순히 관광객 유치에 그치지 않고, 도시브랜드를 격상시키는 핵심 촉매제”라고 강조했다. 지자체 인구감소 문제의 해법 역시 지역 매력의 지속적인 발굴과 홍보에 있다는 것.

전 대표는 “5%의 문화예술인, 과학기술 연구자, 행정부-입법부 테크노크라트들이 대한민국을 아름답고 스마트하게 만들 듯, 관광산업의 비중이 전체의 5%에 그쳐도, 한국의 매력과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반도체 못지 않게 중요한 국가브랜드 상승의 밀알이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전계욱 지엔씨이십일 대표

국내관광 즉 한국의 매력을 더 많이 알고, 알리는 일은 농·특산물, 가공식품, 화장품, 패션 등 각종 소비재 산업을 앞장서서 이끌어갈 수 있는 잠재력 향상의 원천이며, 나아가 대형 산업경제협상, 국제정치 담판, 한국산 소비재의 국제 통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제 문화 외교의 허브라는 점도 강조했다.

숨은 보석 찾아내 국내 관광 '점화'

전계욱 대표와 지엔씨이십일 스태프들이 개척한 뒤 인플루언서, 블로거, 리포터 등에게 소개해 일부 동네사람들만 알던 명소를 전국적·세계적 유명 여행지로 만든 곳, 혹은 때 묻은 보석을 말끔하게 닦아 진짜 보석으로 만든 곳, 즉 국내관광의 점화플러그 역할을 해서 성공한 곳은 족히 200곳 이상 된다.

예컨대 ▷타포니 현상으로 거대 바위산에 이목구비처럼 구멍이 뚫린 완주 해골바위 ▷네 개의 섬이 사물놀이 악기처럼 떠 있는 마산 장구섬과 저도 콰이강의 다리 ▷힘겨운 노인들을 향한 성직자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수목 대궐로 구현돼 지금은 국민 생태놀이터가 된 익산 아가페정양원 ▷백두대간과 평행선을 달리며 동해 바닷속에 있는 수중산맥 ‘울진 왕돌초’ ▷푄 현상이 진행될 때 평창 선자령,하늘공원에서 보면 동해안쪽 봉우리가 해무에 덮혀 섬처럼 변하는 풍경 등이 대표적이다.

완주 해골바위
익산 아가페정양원
평창 선자령 동해쪽 해무
남해 고사리길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아울러 ▷제천 제2의림지 ▷3월 갈색 고사리, 6월 초록색 고사리가 아름다운 걷기 여행의 이색적이고도 낭만적인 소품이 된 남해군 고사리길(바래길 4코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를 닮은 옥천의 수생식물학습원과 호수위에 떠있는 거대 느낌표 부소담악 ▷국내에 남미 팜파스 붐을 일으킨 진원지,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가 된 태안 청산수목원 ▷주 메뉴보다 밑반찬이 더 예술인 길거리 흔한 밥집, 태안 솔밭가든 ▷조정래 작가가 극찬한 괴산 올갱이국밥집 주차장 식당 ▷폐광지에서 양떼들이 뛰노는 목장으로 변신한 태백 몽토랑과 야간 은하수 여행 ▷섬 정상 고원을 사계절 꽃밭으로 만든 고흥 쑥섬 ▷선사시대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충주 활옥동굴 ▷드라마 ‘더 글로리’의 촬영지가 된 옛 장흥 교도소관광지 ▷홍성 국내 최대 해변 야외 트릭아트존 등도 전계욱 워킹그룹이 세상에 널리 알린 숨은 보석 관광지들이다.

컨설팅 통해 지역 축제도 유명세

전 대표는 전국 수 천개의 기존 유명 관광지들을 국민의 기억 속에 상기시켜 재방문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가 컨설팅을 해 축제의 품격이 격상된 예도 있다. 전 대표팀이 2005년부터 인연을 맺은 울진군의 경우 동해 서식 대게들의 천국 왕돌초가 울진 지역에 주로 형성돼 있다는 사실, 울진에서 대게가 더 많이 어획되고 있다는 사실 등을 들며 ‘울진대게’로 알리자고 자신있게 제안했다. 이전까지는 인근의 ‘영덕대게’가 워낙 유명해 울진산이 2등급 취급을 받을까 주저하며 울진 빼고 ‘대게’만을 써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금은 영덕대게 만큼이나 울진대게를 알아준다.

장흥 물축제

장흥물축제는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등지에서 여름철 마다 진행하는 물총싸움의 선구자이다. 당초 국민들 귀에 익숙치 않은 ‘정남진’축제였고, 거리 물싸움 퍼레이드 역시 없었다. 전 대표는 고려왕이 ‘길게 흥하라’는 뜻으로 고을 이름을 지었고, 충무공의 권토중래, 이청준 문학혼이 밴 문림의향이라는 점을 알린 뒤, ‘장흥’을 축제이름에 넣고 물싸움, 거리퍼레이드 등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장흥물축제는 전국의 대도시들이 가수 권은비, 비비를 출연시켜 벤치마킹 물축제를 열게 한 ‘원조’가 됐다.

전 대표는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기차역이 의미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봐 한국도로공사가 코레일,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문화재재단, 국립해양과학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과 협업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엔 감정 차이가 없다” 일갈

지엔씨이십일은 여행 분야이면서도 여행사가 아니라서 더욱 힘든 시기를 거쳐야 했다. 인플루언서, 리포터, 파워블로거 일행을 데리고 새로 발굴한 여행지로 떠났는데, 갑자기 취소 연락을 받고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진 채 낙담하던 때도 있었다.

전계욱 지엔씨이십일 대표

특히 코로나때엔 직원을 줄이지 않으면서 버티기를 하다보니, 작은 평수로 집을 옮겨 그 차액으로 유지비를 썼다고 한다.

“버티기의 최고 경지까지 간 ‘존버맨’ 답게 리오프닝 이후 다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인연을 이어가지 않더라도 정든 지자체가 많아 수해, 화마 소식이 들리면 제 일처럼 여겨져, 아내로 부터 ‘중소기업 하면서 걱정은 대통령급’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지역관광 활성화 일을 하면서 가족같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이겠지요.”

전 대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지역별 감정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한국인은 하나 같이 지혜롭고 따스하며 인정 넘쳤다고 했다. 그는 “차이점이 있다면, 관광의 중차대한 가치를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