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골방에 재웠다”…‘똥기저귀’ 던진 학부모, 아동학대 주장

“기저귀 투척은 잘못된 일 책임지겠다”
이사건 정서적 아동학대 당한 절규로 봐달라

학부모에 똥기저귀를 맞은 어린이집 교사. [사진출처 = SBS 모닝와이드 보도 영상 캡처]

교사에게 똥이 뭍은 기저귀를 던져 논란이 된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종시 한 어린이집 학부모 A씨는 “기저귀를 (교사에게) 투척한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이 사건은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한 학부모의 절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A씨는 어린 자녀 치료차 입원해 있던 병원에 사과하러 온 해당 어린이집 교사 B씨의 얼굴을 향해 똥 기저귀를 던졌다.

이 사건은 지난 13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A씨는 “보호자 외 출입 금지된 입원실에 미리 알리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당황했다”며 “온종일 잠을 못 자고 아파하는 둘째와 첫째를 모두 돌보다가 갑자기 찾아온 교사를 보고 그동안 쌓인 분노가 터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그러면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9일 담임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세살배기 내 아들이 놀이방에서 또래들과 자지 않고 붙박이장처럼 좁고 깜깜한 방에서 혼자 잤다는 사실을 지난달 말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아이가 집에서 갑자기 ‘어두운 방에서 혼자 자는 거 무서워’라는 말을 하길래, 어린이집에 확인했으나 처음에는 그런적이 없다고 했다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겠다고 하니 그때서야 ‘아이가 원해서 그랬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할 줄 모르는 만 2세의 아이(2020년 9월생)가 본인이 원해서 그랬다고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정서적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며 “골방처럼 좁고 캄캄한 공간에 아이를 혼자 재웠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했다”고 신고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6월 어린이집에서 오전 산책 후 인원 파악이 안 된 상태로 현관문이 닫히는 바람에 아이가 혼자 몇분간 밖에서 배회하고 있던 걸 이웃 주민이 발견한 일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최근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놀다가 생긴 상처를 두고도 A씨는 담임교사에게 아이 몸에 상처를 낸 아이와 그 학부모에게 행동 지도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도 담임교사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연합뉴스는 어린이집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한편 기저귀를 맞은 피해교사 B씨는 학부모 A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B씨 남편은 지난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남편은 청원에서 “막장 드라마에서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이야…”라며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쁜 교사는 처벌 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